[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3일 오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21대 대통령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들 사이에선 침묵만 이어졌다. 지상파 방송(KBS·MBC·SBS) 3사 출구조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39.3%)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51.7%)에게 12.4%p로 뒤지면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치러진 선거인만큼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한 것은 맞지만 막판 지지율 상승세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까지 기대했던 만큼 더 크게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7시57분부터 상황실 현장에 마련된 모니터에서 방송이 나오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무런 표정 없이 화면만 응시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직전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순간 상황실 전체에는 긴장감과 적막만이 감돌았다.
김 후보가 이 후보에 10%p 넘는 격차로 지는 결과가 발표된 후 분위기는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마른 세수를 하듯이 얼굴을 쓸어내렸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한숨을 쉬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턱에 손을 괴고 화면만 응시했고,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지역별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이어지자 김 위원장과 안 선대위원장은 가끔 귓속말을 하며 대화했다. 권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과 나 공동선대위원장에게 휴대전화로 무엇인가를 보여주자 둘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11분쯤 깊은 한숨을 쉬며 상황실을 떠났고 이후 의원들도 하나둘씩 나갔다. 방송을 조금 더 지켜보던 김 위원장은 오후8시41분쯤 자리를 떴다. 김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표 상황 진행 중이니 겸허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를 포함한 주요 당직자 50여명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하나둘씩 상황실로 모였들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수고했다"며 격려했다. 일부는 무표정으로 각자 휴대전화를 보면서 결과를 기다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