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서다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27일 '계엄의 밤'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술자리 도중 계엄 소식을 듣고도 즉시 국회로 향하긴커녕 귀가해 샤워까지 한 뒤, 그제야 국회로 갔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쏘아붙였다. 이준석 후보는 여유 있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3차 TV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에게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을 따져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계엄 때) 강남에서 술 드시다가 바로 국회로 온 것도 아니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샤워하고 그러고 국회 와서"라며 "다시 또 확인하면서 안 들어가고 다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슬리퍼 신고 슈퍼 나왔다가 국회로 쫓아온 사람도 있고,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온 사람도 많았고, 의원 중에도 화장도 못 한 여성 의원들이 그냥 국회로 바로 쫓아와서 담을 넘고"라며 "이 후보는 술 드시다가 그때 알아서 집에 가서 샤워하고 거기서 시간을 끌고 있었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데 해명을 좀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술자리는) 집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고 식사 자리에 있던 다른 의원도 똑같이 했다"며 "제가 (국회에) 안 들어가려고 했다는 말씀은 허위 사실이다. 제가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다 찍혀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담을 넘느냐 문제는 그 자리에 4명의 민주당 의원도 있었는데, 국회 경비대가 담을 차단한 상황이었고 저는 거기에 계속 들어가려는 모습이 영상에 남아 있는 것"이라며 "안 들어가려고 했다? 무슨 허위 사실을 주장하시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거기서 말다툼하고 있을 때 옆에 누군가가 '의원님, 담 넘어서 들어가셔야 됩니다'라고 하니까 '시끄러 임마'라고 하면서 막았잖느냐"라며 "다른 사람들은 거기 있다가 넘어서 옆으로 해서 담을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그때는 이미 표결이 끝난 뒤였다"고 잘라 말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제가 물어보는 핵심은 왜 집에까지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너무 여유 있지 않았냐는 것"이라며 집요하게 캐물었다.
이준석 후보는 "뭘 원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저를 도덕적으로 비난하시려는 겁니까, 어떤 기준을 잡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질문에 답을 하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며 "왜 집에 가서 샤워하고 여유 있게 했냐.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는데"라고 따졌다.
이준석 후보는 "저는 여유 있게 하지 않았다. 즉시 가서 즉시 나왔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