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尹 파면' 외치며 8.7㎞ 도보…거리 나선 민주당


국회-광화문 도보 투쟁
의원 및 당직자 500여 명 참석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500여 명이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종로구=서다빈 기자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500여 명이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종로구=서다빈 기자

[더팩트ㅣ광화문=서다빈·이하린 기자]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500여 명이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코트와 구두 대신 파란 점퍼와 운동화 차림의 의원들은 질서정연하게 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국회에서 8.7㎞가량 떨어진 광화문이다.

행진을 응원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강원 춘천에서 온 곽종익(55) 씨는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 광화문까지 의원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렇게 변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하루빨리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마포대교를 지나 마포역, 공덕역, 애오개역, 충정로역, 서대문역을 거쳐 2시간 30분 만에 광화문에 도착했다. 거리 곳곳에서 지지자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마포대교에 이르자 차량에서 손을 흔들거나 의원들과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있었다.

가게 안 소상공인들도 "민주당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했다. 이를 지켜보던 박홍근 의원은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민생을 위해서라도 헌재가 신속히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걸어오면서 만난 상인들의 모습을 봤다"며 "민생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헌재의 신속한 결정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도보행진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포대교를 넘는 민주당 의원들. /이하린 기자
민주당의 도보행진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포대교를 넘는 민주당 의원들. /이하린 기자

반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행진은 집회 신고가 되지 않아 인도로만 이동해야 했다.

보수 성향 시민들의 돌발 행동도 이어졌다. 빨간 패딩을 입은 한 남성은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서부지법 앞에서는 한 시민이 "빨갱이들아"라고 소리쳤다. 다만 경찰의 신속 대응으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훈훈한 장면도 포착됐다. 황명선 의원의 딸이 행진 중인 황 의원을 응원차 방문했다. 황 의원의 딸은 땀을 흘리며 걷는 황 의원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이를 본 한 의원이 "힘 나겠어"라고 말하자 황 의원은 "광화문을 찍고 다시 국회까지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행진 중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의원들은 불편한 내색 없이 행진을 이어갔다. /종로구=이하린 기자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의원들은 불편한 내색 없이 걸음을 이어갔다. 한 초선 의원은 "걸으니 오히려 낫다. 요즘 바빠서 운동을 제대로 못 했는데 상쾌하다"며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날까지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취재진에게 "힘들긴 하지만 국민들의 싸움도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년 의원은 "국민들이 화가 나 있다"며 "헌재의 정의로운 판결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13일에도 도보 행진을 이어간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도보 행진 출정식'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내란수괴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정의로운 행진을 이어간다"며 "내란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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