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 한 달…행정명령 쏟아내고 北에 연일 '러브콜'


2기 취임 당일 행정명령 26건...1기 땐 단 '1건'
'北 완전한 비핵화' 천명 뒤로..."대화 열려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한 달을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는 1기 시절에 비해 선명하다는 평가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한 달을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는 1기 시절에 비해 선명하다는 평가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1기 시절과 비교된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1기 때와 비교해 보면 5배가 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의지 역시 지난날에 비해 가시적이다. 그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내세웠던 과거와 달리, 대선 과정에서부터 오늘날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문서상 분명히 남겨뒀다.

◆"임기 첫날만 독재자 되겠다"...트럼프가 쏟아낸 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가자지구 소유 구상 등으로 국제 사회를 흔들었다. 그중 취임 첫날부터 쏟아낸 행정명령의 수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많았다.

미국 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날까지 60개가 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이는 지난 40여 년 동안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가장 많은 행정명령 개수"라고 보도했다. 이는 그가 1기 시절 취임 후 한 달 동안 12개의 행정명령 조치를 내린 것의 5배가 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듯 취임 첫날에만 26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78개 행정명령 철회였다. 철저한 '바이든 지우기'였던 셈이다.

이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신규 망명 중단 및 미등록 이민자 자녀의 선천적 시민권 폐지, 세외수입청 설립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뒤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기 행정부 시절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은 단 1건이었다.

미국 PBS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 시절 책사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이같은 상황을 '홍수 전략'이라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배넌은 "압도적인 정부 조치를 쏟아내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지,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북한을 향해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내세우며 강력한 대북 제재에 앞장섰지만 2기에 들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을 과시하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북한을 향해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내세우며 강력한 대북 제재에 앞장섰지만 2기에 들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을 과시하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AP.뉴시스

◆8년 전과 대북 온도차...최대 압박에서 '스마트 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 트럼프 1기 시절 그의 대북 정책은 강경 그 자체였다. 그는 취임 초부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를 내세웠다. 강력한 제재와 외교적 압박도 병행됐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핵,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국가안보에 대한 긴급한 위협’으로 정의하며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한다"면서도 "그 목표를 향해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북미 간 팽팽한 긴장 속에서 성사된 지난 북미 정상회담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김 위원장을 향한 '러브콜'을 수시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 직전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잘 지낸 것은 미국에 좋은 일이었다"고 밝혔고, 취임 이후에는 그를 '똑똑한 남자'(smart guy)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그(김정은)는 종교적 광신자가 아니다"라며 "김정은은 똑똑한 남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에게 다시 연락(reach out)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하며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긍정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미국은 최근 미일 정상회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했지만 북한과의 대화 여지 또한 남겼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가진 한미 외교장관회담 결과를 전하는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음(openness to dialogue)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koiflag@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