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제목 검열·언론사 배척…선 넘는 '언론 옥죄기' 비판


與, 탄핵 정국 관련 보도 '편향성' 지적
특정 언론사 콕 집어 '비판 논평'도
"'셀프' 기사 평가, 사실상 정치적 압력"

국민의힘이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언론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 시위 관련 보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편향성을 지적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이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언론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 시위 관련 보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편향성을 지적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이 최근 언론 보도의 제목을 검열하거나 특정 언론사를 배척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관련 보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보도의 편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대구역 집회와 관련해 각 방송사의 메인뉴스 분석 결과를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공영방송사, 종합편성 채널, 뉴스보도 전문 채널 등 집회 관련 보도 제목을 열거하며 "저희가 보기엔 메인뉴스의 구성이나 제목 선정이 상당히 편향적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JTBC의 ‘광화문파와 여의도파 나뉜 극렬 지지자들’, ‘윤석열 파면하라 한파에도 곳곳 탄핵 촉구 집회’란 보도를 두고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두 제목이 얼마나 편향적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MBC를 향해선 "‘을사오적 국힘 의원들 참여’, ‘국민 수준 우습게 아나, 영하 15도 한파에도 외친 시민들’이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나"라고 물었고, SBS에 대해선 "대구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는데 단 한 꼭지도 다루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최근 '국민의힘 안티팬 MBC의 맹랑한 사생일지' 제목으로 MBC 보도에 대한 논평을 연일 내놓고 있다. 미디어국은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사건과 관련한 MBC의 편향적인 보도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공영방송이 아니라 <서울의 소리> 보는 줄 알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두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언론사의 권력 감시 기능과 취재·보도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사안의 평가와 해석은 언론사 고유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이 언론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제도적 기관을 활용해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정치권이 자체적으로 기사를 분석하는 것은 편향될 가능성이 크고 이를 근거로 언론사를 압박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적 압력'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뉴스는 항상 한쪽 편을 들 수밖에 없지만, 이는 특정 대상을 단순히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정치적으로 극단화돼 '적대적 미디어 감정'을 가진 일부 사람들은 특정 미디어가 특정 정치 세력을 일방적으로 지지한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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