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명태균 조준하는 野…특검으로 '조기 대선' 여론전?


명태균 특검법 재추진 계획…이달 중 발의
내란 특검 동력 약해지자 공세 전환
여권 주자 오세훈·홍준표 겨냥 목적도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 게이트를 다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명태균 씨의 폭로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특검법을 통해 연결고리를 파헤치겠다는 의도다. /장윤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 게이트를 다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명태균 씨의 폭로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특검법을 통해 연결고리를 파헤치겠다는 의도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 게이트를 다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명태균 씨의 폭로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특검법을 통해 연결고리를 파헤치겠다는 의도다. 내란 특검법의 동력이 상실되는 상황에서 대여 공세를 이어갈 카드이기도 하다.

특히 보수진영 내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다수가 명 씨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만큼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를 활용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달 중 명태균 게이트를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을 다루는 내란 특검법을 밀어붙였지만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 기소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많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로 두 번째 재표결을 앞두고 있으나 국민의힘의 결집이 강화되고 있어 또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당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을 다루는 내란 특검법을 밀어붙였지만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 기소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당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을 다루는 내란 특검법을 밀어붙였지만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 기소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명 씨에게로 공세의 방향을 전환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 뜻을 모아 명태균 특검법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다시는 선거조작, 여론조작, 비선개입, 국정농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검을 추진해 죄지은 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범계 의원이 '황금폰'이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명 씨의 주장을 밝힌 것도 재추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명태균 게이트가 드러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들 특검법으로 밝혀내겠다"며 "윤석열 불법 계엄의 트리거 중 하나가 명태균 게이트였다는 증거가 하나 더 쌓였다"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명태균의 휴대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대화명을 쓰는 인물과 소통한 단체 대화방을 찾아냈다"며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현재, 명태균 특검법은 가능성을 넘어 필수다. 윤석열-김건희와 명태균의 국정농단 및 공천개입, 그리고 명태균을 둘러싼 모든 의혹과 진실까지 낱낱이 밝혀내겠다"라고 전했다.

보수진영 유력 대권 주자들이 명 씨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점도 특검 재추진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 홍준표 시장, 이준석 의원 등과 명 씨 사이의 의혹이 여러 차례 거론됐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여권 내 유력 대권 주자들이 명 씨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점도 특검 재추진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 홍준표 시장, 이준석 의원 등과 명 씨 사이의 의혹이 여러 차례 거론됐다. 사진은 오세훈 시장. /남윤호 기자

민주당은 명 씨와 이들의 관계를 대선 정국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심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보수 진영 내에서도 차기 주자를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명 씨 사건을 통해 여론전에 나선다면 여권 내 갈등을 증폭하는 것과 동시에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특검법이 통과돼 특검이 출발해 수사가 진행될 경우 여권 주자에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명 씨 사건에 등장하는 게 오세훈, 홍준표, 이준석이지 않나. 어떤 게 더 나올지 지금은 모르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선이 가까운데 명 씨 사건에 다 엮여 있지 않나"라며 "또 여론조작 문제다 보니까 대선 정국에서 얘기하기 좋은 주제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명태균 특검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지금 한창 수사를 하는데 왜 갑자기 특검법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무리 탄핵과 특검을 좋아하는 정당이라도 너무 심한 것 같다"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보수 지지층의 결집으로 인해 국민의힘에서도 큰 이탈표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민주당은 또다시 원내 전략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부담이 클 전망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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