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 이준석, 조기 대선 출마 시동…'과속 행보' 이유는?


尹 파면 전 과속 행보에 '김칫국' 우려도
첫 대선 도전인 만큼 전략적 판단 나서
"대선 출마 정치적 자산 될 것"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며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배정한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며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정치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아직 헌법재판소(헌재)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여야 잠룡들은 일제히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 의원도 분주히 움직이는 잠룡 중 한 명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성급한 행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첫 대권 도전이기 때문에 출마 선언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만일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60일 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대선 초짜'인 이 의원에게 주어진 시간이 매우 촉박한 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현행범이기 때문에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종교적 맹신 수준이 아니고서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특수한 상황이기에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대선 초짜'인 만큼 부족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만일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오게 된다면 그는 이미 지난 대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충분히 알렸고 인지도도 높은 상황"이라며 "반면 이 의원은 대선 도전이 처음이기에 기회도 없었다. 시간이 짧을수록 신인에게 불리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출마 선언을 통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선점하고 중도·실용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개혁신당 내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과속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도전이 그의 정치적 커리어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허은아 대표와의 갈등을 덮고 넘어가려는 것이 분명하며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일단 출마를 선언하고 정치적인 자산을 쌓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출마해야 다음에도 출마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40살에 대선 출마 경험을 쌓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이 의원은 나이가 깡패다. 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 의원의 지지층이 2030세대에 집중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패기 있게 돌파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의원이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며 조기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자 여야는 한 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의원의 기자회견은 개혁신당 내부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라며 "개혁신당에서 경선할 필요도 없는데 굳이 출마 선언을 하냐"고 지적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CBS유튜브 '이정주의 질문하는 기자'에 출연해 "이 의원의 목표는 결국 국민의힘으로 복귀하려는 것"이라며 "(이 의원의 대선 출마가) 전혀 부럽지 않고 (이 의원처럼) 조급하게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직격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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