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담장 넘어 대권으로?…'유력 주자' 떠오른 우원식


연일 광폭행보…경제계 회동·전방부대 방문·종교계 만남
대권 도전 질문엔 "생각해본 적 없다" 선 그어

비상계엄 사태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치인 신뢰도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최근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8일 강원도 철원군 육군 제3보병사단을 방문해 최전방 경계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비상계엄 사태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방·외교·경제 등 다방면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정치인 신뢰도 1위까지 기록하는 등 야권의 강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은 지난 17일 경제4단체장 회동, 18일 전방부대 방문, 19일 한국은행 방문·종교지도자 만남, 이날 민생경제단체 간담회 등 연일 전방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입법부 수장인 현직 국회의장으로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 의장은 전날 한국은행을 방문해 "비상계엄 탄핵 국면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돼 경제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며 "가계부채 안정화, 금융시장의 변동성 관리, 수출 회복 지원을 위한 선제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이창용 총재에게 당부했다. 국회의장이 한국은행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우 의장은 4대 경제단체장과 회동에서 내달 초 의장 특사단 파견 계획을 밝히는 한편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을 만나서는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중소기업·자영업자·플랫폼·하청업체들이 겪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등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방·종교로도 활동 범위를 넓혔다. 우 의장은 지난 18일 강원 철원군 육군 제3사단 백골부대에 방문해 "최근 국가적 혼란 상황에서 묵묵히 본연의 자리를 지켜준 군인들이 있어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었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민의 군대로서 군이 흔들리지 않고 국방을 철저히 지켜주길 당부한다"고 장병 격려에 나섰다.

다음날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5개 종단 대표들과 만나서는 "나라가 어두우면 가장 밝은 것을 들고나오는 우리 국민들을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지혜를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우 의장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후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담장을 넘고 있는 모습./뉴시스

정치권에선 우 의장의 행보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정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국회 담벼락을 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계엄군이 본청 안까지 진입하며 빨리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재촉에도 "이럴 때일수록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긴박한 상황에도 신중함을 유지하는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호감도는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우 의장은 한국갤럽이 10~12일 성인 1002명에게 최근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56%의 응답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4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2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5%)를 모두 앞섰다. (전화면접 방식 조사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5.8%)

갤럽이 지난 17~1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5.5%)에서도 우 의장은 1%를 얻어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다만 우 의장은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엔 "생각해본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19일 국회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계엄 사태를 통해 인지도와 신뢰도가 상승했는데 대선 출마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국회의장으로서 헌법이 부여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것뿐인데 많은 관심을 준 데 대해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도 우 의장이 임기 도중에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우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30일까지다. 다만 우 의장이 이번 사태로 존재감이 크게 부각된 만큼 야권 내 잠재적 대선주자로 지속 언급될 전망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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