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당내 '강성 스피커'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도 대외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층 외연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6일 '재명이네 마을'에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커뮤니티로 회원 수가 20만 7000여명에 달한다.
그는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인 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장은 아니더라도 전 여전히 재명이네 마을 주민"이라며 "주민으로서 늘 함께하겠다. 기약할 수 없지만 다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22대 총선 과정에서 일부 비명계 의원들에게 강성 팬덤과의 이별을 위해 '이장직' 사퇴를 요구 받았지만 응하지 않은 바 있다.
당내 강성 스피커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도 잠시 대외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정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잠시 대외활동을 중단하겠다"며 "SNS도 가급적 줄이고 윤석열 탄핵소추위원 활동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자칭 SNS 전문가'라고 소개글을 올릴 만큼 평소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의원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본격적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권을 잡기 위해선 강성 지지층이 필요하지만 대권으로 가기 위해선 강성 지지층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며 "정 의원같은 강성 의원들은 출력을 줄임으로써 이 대표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 향후 국회 운영과 대정부관계 등 측면에서도 중도 외연에 대한 소구력을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중도 확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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