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령관 "尹, 직접 전화해 국회 문 부수고 의원 끌어내라 지시"


10일 국방위 전체회의서 작심 발언
"옳지 않다 판단" 지시 불이행 결정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은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인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10일 증언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은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10일 증언했다.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예하부대를 지시해 투입한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사령관은 계엄 선포 때 707특임단 등을 국회에 보냈던 인물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당시 두 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이날 오전 증언한 바 있다.

곽 사령관은 "대통령께서 제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했다.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 현장을 직접 지시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지시를 받은 곽 사령관은 고민하다 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을 쏴서 들어가야 하나 등을 논의했는데 현장 지휘관은 '안 된다'라고 저한테 분명히 얘기했다. 저도 그 부분이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사 지시 사항을 이행해 들어가더라도 들어간 작전 병력이 범법자가 되는 문제, 또 강제로 깨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이 다치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안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중지시켰다. 이동 상황을 보기만 하고 더 이상 작전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곽 사령관은 지난 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의 유튜브 인터뷰에서 "707(특임단)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나'라고 한 번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거 이상은 따로 없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특임단의 이동 상황을 물어본 것이라고 곽 사령관은 전했다. 이 외엔 윤 대통령의 연락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곽 사령관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두 차례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이후 오후에 박 의원을 찾아 두 번째 통화 내용을 고백했다고 한다. /박범계 의원 SNS 갈무리

그러나 이날 오전 회의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두 차례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이후 오후에 박 의원을 찾아 두 번째 통화 내용을 고백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점심 먹고 곽 사령관이 보자고 해서 국회 모처에서 만났다. 윤 대통령이 국회 내의 의원들을 앞으로 끄집어내라,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의결 정족수가 안 됐다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곽 사령관은 3일 비상계엄 이전인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도 알고 있었다. 사전에 알았다는 건 검찰에 진술하지 않았다. 제게 오늘 공익신고를 했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연락을 언제 받았나'라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곽 사령관은 "제 기억으로는 00시30분부터 00시40분 어간대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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