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파병, 트럼프 신(新)행정부 출범, 한미일 안보협력 등을 언급하며 외교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날 외교부 실·국장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외교 장관으로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본부와 재외공관의 직원 여러분들뿐만 아니라 은퇴한 선배 동료 외교관들과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리 안보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증대되고 있고 복합위기 상황으로 인해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심기일전해 우리 외교에 한 치의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무엇보다도 한미 동맹이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며 "저는 지난 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와 대한 방위공약, 우리 민주주의의 복원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5일과 8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와 만나 긴밀한 소통 유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이러한 소통이 트럼프 신행정부와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신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챙겨야 할 정책 과제와 상호 정책 조율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미일 협력도 흔들림 없이 추구해야 할 주요 과제"라며 "9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북핵 고위급 협의는 어려운 국내 상황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 나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타 분야에서도 캠프데이비드 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분야별로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 없는지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밖에 조 장관은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도 필요한 소통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우방국의 신뢰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꾸준히 진정성을 가지고 신뢰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며 "특히 다자외교에서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생각되니 주유엔대표부 등 다자외교를 관장하고 있는 재외공관들이 보다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해 주길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조 장관은 "우리 국민과 기업, 그리고 재외동포의 불안감을 일소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더 해야 할 일이 없는지 본부와 재외공관이 지혜를 모아 주고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한 범정부적 노력에 대한 외교적 지원이 적시에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제부처와의 협업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경제·민생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일상을 지키고 정상으로의 복귀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교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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