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국회는 7일 오후 5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했다.
먼저 김 여사 특검법은 국민의힘이 참석하면서 재석 300명 중 찬성 198명, 반대 102명으로 부결됐다. 국민의힘에서 6표 정도의 이탈표가 발생했다. 이번 재표결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진행됐다.
또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달 17일 열린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부결·폐기되면 다시 발의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만큼 이른 시일 내 네 번째 특검법이 재발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시작부터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헌법상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중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이 108명으로 최소 8명이 이탈해야 가결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우 의장은 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후 돌아오지 않자 오후 9시 20분까지 기다리며 거듭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하고 투표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정족수 부족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민주당 본회의 산회 직후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투표하지 않은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한민국 최악의 리스크가 된 윤석열 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헌정질서를 수호할 책임 있는 대한민국 정당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반란과 내란 행위에 적극 가담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에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며 "얄팍한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국민의 염원을 버렸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는, 그때까지는 이 나라를 반드시 정상으로 되돌려 여러분께 크리스마스 연말 선물로 돌려 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탄핵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된 직후 "국민의힘은 이 비상한 시국을 맞아 집권 여당에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며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는 정국 수습책을 마련해서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상응하는 법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와 헌정 중단의 비극을 되풀이할 순 없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또 "국민의힘이 더 낮은 자세로 심기일전해서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함께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꼭 찾겠다"며 "국정 혼란을 조속히 수습해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야권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의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안을 일주일마다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오는 11일 탄핵안을 발의해 14일 표결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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