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임시 봉합 나선 국민의힘…갈등 불씨는 여전


與, 오는 4일 野 규탄대회 열어
친한·친윤 모두 공개적 신경전 자제
韓, 특검법 관련 '전략적 모호성' 변수

한 달 가까이 국민의힘을 흔들었던 당원게시판 논란과 그로 인해 파생된 내부 분열이 대야 공세 앞에서 잠시 잦아든 모양새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여성정치아카데미 1기 개강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한 달 가까이 국민의힘을 흔들었던 당원게시판 논란과 그로 인해 파생된 내부 분열이 '대야 공세' 앞에서 잠시 잦아든 모양새다. 예산안과 탄핵, 특검 대치 속 '하나의 목소리'로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내부 총질'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다. 다만 여야 대치 국면에서 임시 봉합일 뿐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4일 오후 2시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감사원장·검사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에 맞서 규탄대회를 연다.

국민의힘 의석수만으로는 탄핵소추안 통과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야당의 일방 독주를 부각해 이를 비판하는 여론전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규탄대회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보좌진, 지역 당원 등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야당의 전방위적 공세에 단일대오로 맞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이 증액 없이 감액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하고, 감사원장·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등 정국을 주도하며 여당 공세에 여념 없는 상황에서 최근 방어에만 급급했던 당이 이번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분간 공개적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전부를 할애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상설특검 규칙 개정에 대해 "민주당 입맛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틀어쥐겠다는 꼼수 개정"이라며 "앞으로도 국회의 권한을 악용하는 거대 야당의 폭거를 막고 법치주의를 지키는 일이라면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 일방 처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사과와 철회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을 우롱해도 정도가 있지 이쯤 되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거짓과 위선의 정치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방탄 예산 폭거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내비친 미묘한 기류 변화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친윤석열)계가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한동훈 대표를 압박하자 친한계가 이에 맞서 특검법 찬성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대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해 통과된다면 여권 공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으로 친한계와 친윤계 모두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벌이던 공개적인 신경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표적 친한계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이제 일단락이 돼 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 부총장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10일에 있다. 이제 더 이상 그 이야기(당원게시판 논란)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여야 간 극심한 대치 국면에서 여당의 내홍이 잠시 잠잠해졌지만 한 대표와 친한계의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은 여전히 변수다.

한 대표는 이날에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한 대표는 자신이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신중히 판단하는 게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수 없다"고만 말했다.

정성국 조직부총장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생각이 바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한 대표가) 냉정하게 판단할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라 보고 있어 지금 말을 아끼고 계신다"고 했다. 아울러 "(재표결까지) 8일 정도 남았다. 이 기간에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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