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말레이시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와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안와르 총리의 방한은 취임 이후 처음이고,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무역·투자 △국방·방산 △에너지 △핵심광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무역·투자 분야에서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협상을 재개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2025년까지 타결하기 위한 양국의 의지를 확인했다. 기존 협상 중이던 상품 분과에 서비스, 투자, 디지털, 바이오, 그린 등 분과를 추가해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FTA로 업그레이드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방산 분야는 2023년 FA-50 경공격기 18대 도입 계약을 바탕으로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를 추진한다. 이 계약은 지난해 체결됐으며 총 9억2000만달러 규모다. 앞으로 예정된 말레이시아의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 관심을 요청하는 동시에 양국 국방당국 간 교류 확대 및 해양안보·치안 분야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그동안 LNG를 중심으로 진행된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의 범주를 재생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장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의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CFE) 구상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지지를 확보하고, 청정에너지원이자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 산업을 집중 육성중인 양국이 그린수소 생산을 포함한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핵심광물 보유국인 말레이시아와 기관 간 핵심광물 협력 MOU를 체결했다. 회복력 있고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도모한다는 목적이다.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매장량 세계 9위 국가로, 양국 기관은 핵심광물 관련 정보 교환, 무역·투자·사업 촉진, 공동 연구개발, 인적 교류 등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 현안에 대한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러-북 군사협력 심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및 레바논 상황 등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즉각적·전면적 휴전 및 모든 당사자들의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교육 협력도 추진한다. 말레이시아가 1980년대 초부터 국가발전의 롤모델로 한국, 일본을 배우자는 기치로 추진한 동방정책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고등교육 협력 MOU를 통해 양국 고등교육기관 간 교류를 확대하고 고등교육 시스템 등 정보 교환을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1960년 수교 이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서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오늘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이 교역, 투자, 인적 교류를 넘어 국방, 방산, 그린수소, 핵심 광물을 비롯한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되어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아울러 점증하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지역 및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달성하기 위한 양국 간 연대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통해 포괄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방산, 방위, 국방, 평화, 안보, 경제, 다른 여러 글로벌 이슈들이 있고, 또 나아가 새롭게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것으로는 AI, 디지털 분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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