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외교부는 21일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하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의 경비를 우리 정부가 부담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일본과 협의하고 있는 내용들의 구체적 사실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유족 경비를 우리 정부 예산으로 부담하는 사안과 관련해 일본 측과 어떤 논의가 오갔던 건지'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대변인은 '유가족 참석 비용을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것은 일본 측이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질의와 관련해선 "평가에 대해서는 언론사가 판단할 사안"이라며 "그 이외에 추가로 더 밝힐 사안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유가족들에게 비용 부담을 어느 쪽에서 하는 것을 원하는지 소통했느냐'라는 물음에는 "유가족들에게 의사를 물어봐서 추도식 참석 의사를 확인하고 참석도 조치해 드렸다"며 "관련해서 어떤 내용들을 말씀드렸는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확인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사도광산 추도식은 오는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위치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된다. 한국 측에서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10여 명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일 간 협의에 따라 유족들의 경비를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사도광산 추도식은 우리 정부가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한 전제 조건 중 하나다. 정부로서는 이번 추도식에서 일본 측이 보여주는 진정성의 정도에 따라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찬성한 명분을 지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매년 7~8월 열기로 합의한 추도식은 3개월 넘게 미뤄졌고 추도식을 사흘 앞둔 이날까지도 추도사의 내용, 우리 정부가 희망했던 일본 측 고위급의 참석 여부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 대변인은 "지난 7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시 일본 정부 대표는 한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를 진심으로 추모한다고 하면서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사도섬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언했다"며 "일본 대표의 발언은 양국 합의의 결과이며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의 일부로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 추도식이 진정성 있게 개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하에 일본 정부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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