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명태균 추가 녹취 공개…"내가 김진태 컷오프 엎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개입 정황

더불어민주당이 21일 명태균 씨의 녹취 파일을 추가 공개했다. 녹취에서 명 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김진태 강원지사의 컷오프를 뒤집었다는 취지로 말한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녹취 파일 5개를 21일 추가 공개했다.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대화 등으로, 명 씨는 자신이 김진태 강원지사의 컷오프를 뒤집고 공천을 받아냈다고 말한다. 명 씨는 대화에서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사모님'을 언급하기도 한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지사 컷오프 발표가 있기 전인 2022년 4월 초, 명 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11명 중에 3명이 김진태 그렇게 컷오프 하면 안 된다, 8명(은) 컷오프시켜라 이렇게 됐어요"라고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상황을 전한다. 그는 "김진태 아까 봤었는데 진짜 걷지를 못해", "서울에 아무도 전화를 안 받는대. 내가 몇 분 전에 '알았어, 알았어, 하고 그냥 아무도 안 받는 거야. 한기호(당시 사무총장)가 이야기하더래요. '대통령이 정리해야 된다. 네 문제는' 그래가 내(한테) 전화 온 거야"라고 한다. 같은 날 이뤄진 또 다른 통화에서 명 씨는 "김진태 막 아까 진짜 울면서, 막 진짜 사람이, 그 멀쩡한 사람이 그래 들어오면서", "떨면서 막 들어오는데 사람이 '들들들들들들' 하대"라고 한다. 김 지사가 명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 지사는 2022년 4월14일 강원지사 후보에서 컷오프된다. 국민의힘은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공천 하려 했다. 이즈음인 4월 중순에 이뤄진 지인과의 통화에서는 "김진태 얘기하던가? 밤 12시에 또 엎었어 내가. 대통령이 세 번 말을 바꿨는데, 내가 '아니 대통령 말을 거역하는 거대한 세력이 있나? 정권 초기인데'(라고 했다.) 밤 12시에 이제 덮어갖고 오늘 아침에 아주 박살 냈지. 정진석 그래가 정진석이가 김진태한테 전화 와 5·18하고 조계종 사과로 끝냈지. 아침에, 아침에 애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울고 막"이라고 한다. 당시 김 지사 컷오프 배경으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조계종 폄훼 발언이 지적됐는데, 김 지사는 대국민 사과 후 황 전 앵커와 경선을 치르며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3번째 녹취와 같은 날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 명 씨는 "(김진태가) 벌떡 일나가 손을 잡고, 내 얘기하니까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한다. 김 지사가 명 씨의 지인을 만나 '명 씨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감사를 표했다는 의미다. 명 씨는 또 "저 어제 잠도 못 잤어. 김진태 내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사모님 그래고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한다. '사모님'은 김 여사로 추정되는데, 앞서 김 지사 공천 배경에 김 여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6월 중순 지인과의 통화에서는 명 씨가 "어제 김진태 전화 와서 한 25분 이렇게 통화했어요"라고 한다. 명 씨는 김 지사에게 온 메시지를 보여주며 "'다 명 대표님 뜻대로 저도 되고 박완수(경남지사)도 되고"라며 명 씨에게 감사를 전한다.

명 씨 녹취 내용과 관련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측 관계자는 "단식할땐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없더니 이젠 왜 이렇게 자기가 했다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공천을 덜컥 그냥 받은 게 아니다. 단식농성해가며 컷오프의 부당함을 알렸고 사과성명까지 발표하며 경선 기회를 얻어 경선에서 도민의 선택을 받아 후보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쟁력이 월등한 후보를 컷오프하고 대통령 캠프에 있던 황상무 후보를 단수공천한 것은 공천개입이 없는 것이고, 모든 후보에게 경선 기회를 준 것이 공천개입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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