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내년 대통령실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적절치 않은 시점에 골프를 친 점과 대통령실의 거짓해명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골프가 비판의 대상이 될 거리냐며 반박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골프 라운딩을 한 것은 트럼프 당선을 대비한 외교를 위한 골프라고 해명했다"며 "그런데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11월 6일 이전인 8월부터 골프친 것으로 밝혀졌다. 7차례 라운딩 중 6차례는 트럼프 후보 당선 전이기 때문에 외교와 무관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월 24·31일, 9월 7·28일, 10월 12일, 11월 2·9일 등에 골프장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8월 19일부터 29일까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으로 군 장병들의 골프 금지돼 있다. 8월 22~24일은 부천호텔 화재로 전 국가 추모기간이었다. 10월 북한 외무성의 중대 성명 발표, 오물풍선 낙하 때도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고 보도됐다"며 "고위공직자가 이 때 골프를 왜 쳤나. 저를 비롯해 많은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골프를 8년 만에 친 이유를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던 것"이라며 "가장 근사해 보이는, 외교에 대한 대비를 한 것으로 설명한 것 같다"고 대통령실의 해명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그는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에게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채를 다시 잡은 이유를 들었는지 물었고, 홍 수석은 직접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도 "애초부터 트럼프 당선인 핑계를 대지 말고 '대통령이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골프를 쳤다. 더 자세한 말씀은 드릴 수 없다'고 하는게 맞지 않냐"며 "골프를 치는 장면을 들킨 다음에 '트럼프 당선인 때문에 친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얘기가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홍 수석에게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벌어져서 현역 군인이 골프 금지가 된 상황에 수석님이라면 골프를 치실 수 있겠나"라고 집요하게 물었다. 금지 기간 골프를 친 윤 대통령의 행동을 꼬집은 것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통령의 골프가 논란이 될 행동이 아니라며 방어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의 스포츠활동은 테니스든 골프든 일반 국민의 활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대통령의 골프가 호기심의 대상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대통령을 초청해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골프를 전혀 못 치는데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옹호했다.
거짓해명 지적에는 "대통령실 입장으로 보도됐던 내용이 오해를 살 수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모든 내용을 담아 얘기한 것이지, 어느 날 이후로 골프연습을 했다는 식으로 해명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또 "대통령실은 숨긴 것도 없고, 숨길 생각도 없다"고도 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골프 치면 안되나. 지금 1000만 인구가 골프를 치고 있고, 골프를 친다는 자체가 부끄러워해야 될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며 "골프가 많이 대중화됐고, 여가 또는 체력단련을 위해 국민들이 많이 하는 활동인데 대통령이 골프를 한 번 쳤다는 것이 이렇게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강승규 의원은 "사실 미국 대선 전 각계의 분석을 통해서 제가 '대통령이 골프를 좀 치는 게 좋겠다. (트럼프 후보 당선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비서실장에게 권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거짓해명 의혹을 반박하기 위한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골프를 친 사례도 언급했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것이 문제가 될 행동은 아니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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