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야권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불참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헌법기관 간 상호 존중의 정신과 관행을 무시하는 국민 무시 행태"라고 규정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행정부 수장 자격이 없다"며 "국회에 와 반대당을 마주할 배짱도 없으면서 '국민들이 던지는 돌 맞고 가겠다'는 말은 도대체 어디에 대고 하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회를 상대로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직무수행조차 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면,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어리석은 마음으로 국회와 맞서보겠다는 치기 어린 행동은 그만두고 어서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정쟁을 이유로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은 국회를 기만한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취미로 대통령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대통령 자리는 정쟁이 싫다고, 국회와 언론이 불편하다고 피해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대통령이 직접 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이를 '대통령이길 포기한 선언'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도 "중대한 자리에 총리를 내세운 것은 스스로 대통령의 책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연설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에 앞서 대통령이 직접 내용을 설명하고 국정기조를 밝히는 자리"라며 "내년 한 해 국정 방향과 예산안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보고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대란 등 대통령이 설명해야 할 중대 현안이,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 등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도 너무나 많다"며 "국정을 포기하고 국민에 대한 의무를 거부한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니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야권의 장외집회 등 정치공세를 이유로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연설문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읽었다. 현직 대통령이 대신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 단상에 오른 것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