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을 두고 "국민께서도 크게 실망하셨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유감을 표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독하기 전 "윤 대통령께서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국회에 대한 존중이라는 게 국민적 인식"이라며 "불가피한 사유 없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마다한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국민은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국민께 보고할 책무가 있다"라면서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우 의장은 "민생 위기가 국민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라면서 "의료 대란, 세수 펑크, 남북 대결과 북·러 군사 밀착 등 국민의 고통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총체적 국정 난맥의 심화라고밖에 할 수 없는 비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우 의장은 "시정연설은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예산 편성 기조와 주요 정책 방향을 국민께 직접 보고하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국정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국민이 편안해질 수 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9월 2일 열렸던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민주화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면서 "이렇게 계속 국회를 경원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 국민이 위임한 국정운영의 책임을 할 수 없는 현실을 무겁게 직시하기를 바란다"라면서 "오늘 대독 시정연설이 끝난다고 해서 대통령께서 직접 연설했어야 하는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는 국민의 요구 앞에 겸손해야 한다"라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하늘"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매년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었다. 윤 대통령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와 통화 녹취가 공개된 이후 야권의 퇴진 요구가 거센 점 등을 고려해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