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탄'으로 野공세 맞섰지만… 높아지는 與 위기감


野, 김건희 특검 추진 장외집회 등 총공세 예고
尹 10%대 지지율 속 '침묵' 한동훈 메시지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시정연설에 직접 참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여야가 3일 11월 예산국회 시작을 앞두고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위한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11월을 '김건희 특검의 달'로 삼고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국민의힘은 야당 공세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으로 규정하며 맞섰지만 커지는 국정 기조 전환 요구 목소리,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음 공개 이후 악화하는 여론에 고심이 깊은 분위기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헌 요구도 있고 탄핵 관련 요구도 있는데 민주당은 시급한 과제로 김건희 특검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4일부터 원내 주도로 국회 내 농성을 시작한다"며 "어제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장외) 집회도 계속 이어갈까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권을 향해서는 "김건희 특검 내용이나 형식 등에 (논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국민의힘이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는 특검 추천에서의 여당 배제, '명태균 게이트' 수사대상 포함 여부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오는 4일 의원총회에서 대정부 투쟁 방식 등에 대한 원내 전략을 보고하고 추인할 예정이다. 당 일각 혹은 시민사회에서 제기되는 윤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또는 탄핵 주장 등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들의 개인 의견으로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날 장외집회를 '이재명 방탄'으로 평가절하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은 그저 구호일뿐 목적은 이 대표 방탄 하나임을 전 국민이 알고 있다"며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다가오자 당대표 방탄에 당력을 쏟아붓는 민주당이 애처롭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여론전으로 검찰과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절대 과반의석의 제1당이 거리로 나갈 이유가 없다"며 "다중 범죄 혐의자인 이 대표의 방탄을 위한 적반하장식 폭주는 국민의 유죄 심증만 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음 공개로 여론이 악화하는 데 대해선 "국민 우려에 상응하는 대응과 입장을 당은 당대로, 용산 대통령실도 깊게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은 녹취를 입수한 것이 있으면 빨리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당초 여야는 이 대표 1심 판결, 민주당의 '명태균 게이트' 관련 추가 녹취록 공개,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상정과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을 두고 강대강 대치가 예상됐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맞기도 전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면서 국정동력 상실 위기감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여권 내에서조차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하고,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특단의 선제적인 조치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김 여사 리스크와 공천개입 의혹 등에 대한 과감한 해법 제시 없이 '이재명 방탄 공세'만으론 여권이 처한 난국을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정 쇄신 요구가 분출하는 국면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놓을 메시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녹음 공개 후 나흘 째 침묵 중인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직접 참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요구 사항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chaelog@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