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의 국정농단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질 줄 알았지만 최악의 정권을 만나 3년도 안 된 시간에 모든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이 서울역 일대에서 개최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캄캄한 암흑이 돼 복귀했지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을 시작하기에 앞서 "2016년 10월 29일 청계 광장에서 박근혜 정권의 무도함을 질타하는 연설을 한 적 있다"며 "성남시장, 변방의 장수여서 드리고 싶은 말씀을 자유롭게 드렸지만 지금은 제1야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제가 드리지 못하는 말씀은 여러분께서 직접 현장에서 더 높이, 더 많이 말씀해 주시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 안팎 등 야당에서 제기되고 있는 탄핵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한 대정부 투쟁이라는 큰 방향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 대표는 "지금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유린되고 있다"며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아닌 책임 없는 자들이 국정을 지배하고, 주권자의 합리적 이성이 아닌 비상식과 몰지성, 주술이 국정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일어난 촛불 시위를 떠올려 달라며 "낡고 후진 것들의 장벽을 허물고 새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해 우리는 차가운 거리에 섰고 마침내 우리는 주인의 자리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범적 민주국가의 꿈을 꿨고 당장의 삶이 고단해도 내일의 희망이 살아있는 나라가 될 것으로 믿었다"며 "그런데 나라가 어디로 가는 지 한 치 앞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오송역 참사, 채상병 사건을 차례로 언급하며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도 알 수 없고 대통령, 총리, 장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고속도로 종점을 바꾸고 유권무죄 무권유죄식 검찰권 행사 등 사익과 정치탄압을 위한 권력남용에는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불기소 처분을 직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석열-명태균' 녹취록도 꺼내 들며 "대통령이 국민의 청력과 지능을 테스트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실은 온 국민이 대통령의 육성을 들었는데도 또 국민을 속이려 한다"고 말했다. 또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진리를 찾는 구도자에게는 어울려도 국민의 공복인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에 요구한다. 국민의 압도적 주권 의지인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라"며 "고사 직전 민생경제를 살리는 긴급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민생과 경제에 치명적인 전쟁유발 정책을 중단하며 한반도 평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도 한 말씀 드린다. 대통령이 잘못하면 여당이 바로잡아야 되는데 언제까지 용산 눈치만 볼 생각인가"라며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 결국 빙빙 돌아 제자리에 돌아오고 만 것 같아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심판하자"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할 때까지 대통령은 지배자가 아니라 국민의 공복임을 인정할 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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