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3일 보건복지위원회의 종합감사를 시작으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7일 시작된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 공세를 퍼붓고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꺼내 맞서는 양상이 계속됐다. 내달 1일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된 가운데 전운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건복지위 종합감사에서 김 여사가 참석한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9월 자살예방사업 행사의 예산이 과다 지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2~3시간짜리 행사에 총 9700만 원이 들었다"며 "국민건강증진 기금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대통령 행세를 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세부 명세에 따르면 행사 장소 2일간 대관료 1600만 원 등이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은 "야외행사도 아니고 수백 명 모이는 대형 행사도 아니다. 당일 행사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인데 준비한다고 대관을 이틀이나 했다"면서 "결국 김 여사가 참석한 행사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상임위 곳곳에서 김 여사가 호명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두고 야당이 파상공세를 폈다. 이 대표의 재판 지연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법원장들에게 이 대표의 재판 지연이 심각하다고 신속한 재판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부 재배당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법사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여야는 격돌했다. 행안위에서도 명 씨와 관련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두고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도 꺼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1월 부산에서 피습 당한 이 대표가 응급 의료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두고 '과도한 특혜'라고 맞섰다.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에 불법성 특혜를 제공했다고도 주장했다.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이날까지 발부된 동행명령장만 17건에 달했다. 다수당인 민주당 주도로 증인이 채택됐고,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일이 반복됐다. 법사위에서는 22일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김 여사와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에 대해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동행명령장 송달을 위해 직접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아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 모녀를 망신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교육위에서는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인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를 '정당한 이유 없는 국회 불출석과 출석요구서 및 동행명령장 수령 회피'로 고발키로 했다. 앞서 행안위에서는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관련 김영선 전 의원과 명 씨가, 관저 불법 증축 의혹 관련 인테리어 업체 대표 등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종합감사에서도 '김건희 국감'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와 명 씨가 연관된 국정농단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민의힘도 다음 달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선고를 겨냥해 사법리스크 부각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