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번개 만찬'을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이 '빈손'으로 끝난 지 하루만이다. 참석자들은 이날 만찬에서 면담 이후 벌어진 상황의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3개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포함해 여러 가지 상황들을 심각하고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만찬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저녁 6시30분부터 1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친한계 인사들이 오후 2~3시쯤 자발적으로 만찬을 제안했고 한 대표가 호응해 이뤄진 자리로 알려졌다.
조경태 송석준 서범수 김예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장동혁 고동진 김건 김상훈 김소희 박정훈 안상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주진우 진종오 최보윤 한지아 등 현역 의원 21명과 원외인 김종혁 최고위원까지 총 22명이 참석했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만찬 뒤 기자들과 만나 "정국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만찬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이나 이탈표 가능성,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성국 의원은 "(한 대표가) 지금 국민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번개 상황이더라도 몇 시간 만에 20여명이 모이는 정도가 되니까 많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이 모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동진 의원은 "우리가 이 상황을 슬기롭게 잘 이겨나가자는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민심을 거르스지 않고 움직여야 하고 어떻게 보면 그것은 모든 의원들이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동훈 체제 출범 이후 친한계 인사들이 공식적으로 모인 것은 지난 6일 이후 두 번째다. 전날 진행된 윤 대통령과의 면담이 '빈손'으로 끝난 상황에서 한 대표가 친한계 만찬을 소집한 것을 두고 향후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친한계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직후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용산으로 따로 불러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한계 일각에서 '당대표 푸대접', '갈라치기'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김소희 의원은 "어제 (회담) 테이블부터 이상했지 않았나. 그래서 (한 대표를) 위로해 드리려고 모인 거다. 한 대표가 괜찮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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