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회도서관도 '노벨문학상' 한강 열풍


국회도서관, '한강 작가 특별전' 진행
작품 보려는 시민들 독서 행렬 이어져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1층 중앙홀에 마련된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특별전에서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 있다. /국회=신진환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독서삼매경.'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도서들이 환한 조명이 빛을 내는 도서관 1층 중앙홀 복판에 전시돼 있었다. 도서관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이었다.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로비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서 한강 작가와 관련한 이미지가 반복해 나왔다.

평일임에도 시민 40여 명이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있었다. 젊은 학생부터 중년의 이용자들이 각자 편안한 자세로 독서에 열중했다. 시민들은 어떤 한강 작가의 저서가 비치됐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거나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누구든 자유롭게 특별전을 즐겼다. 흔히 서점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국회도서관 측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에는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강 작가의 저서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원서, 번역서(영어, 불어 등 28개 국어), 오디오북, 영상자료 등 약 108권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강 작가의 저서<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흰>,<작별하지 않는다> 등 원서와 번역서(영어, 불어 등 28개 국어), 오디오북, 영상자료 등 108점으로 구성됐다. /신진환 기자

이날 국회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했다. 대학 휴학생 한모 씨는 <더팩트>와 만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상을 받은 것처럼 기뻤다"며 "한강 작가의 대표작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쯤 혼자 사색에 잠겨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독서 열풍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50대 여성은 "독서를 자주 못했지만 노벨문학상 수상한 한강 작가의 문학에 빠져 보고 싶었다. 한강 작가의 책뿐 아니라 좋은 책들을 접해보는 시간을 늘려 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년 남성은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책을 가까이 하고 있다"며 "예전에 읽었던 한강 작가의 책을 다시 보기 위해 왔다"고 했다.

의외의 견해도 나왔다. 문학가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한강 작가의 책에서) 드러나는 분노와 한이 통합과 화합이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물론 한강 작가는 1970년대 연배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 노벨문학상을 주려 했다면 더 경륜과 문학적 깊이가 있는 작가에게 줘야 했다. 한림원은 항상 정리 논리로 (상을) 준다"고 주장했다.

국회도서관 1층 로비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영상이 나오는 모습. /신진환 기자

국회도서관 측은 한강 작가 특별전을 더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전 담당자는 <더팩트>와 만나 "22일 국회도서관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설치할 예정이고, 앞으로 한강 작가의 작품 중 좋은 글귀들을 모아 전시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전인 만큼 한강 작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지만 다른 책에도 관심을 가지면 독서 문화가 점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쁜 일상의 연속이다.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고, 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은 어떨까.

1970년 광주광역시 출생인 한강 작가는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2005년 <몽고반점>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국제부문을 수상했다. 지난해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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