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탄핵' 추진 민주당, '검찰개혁 3법' 발의는 언제?


민주당, 지난달 검찰개혁 3법 성안...당론 발의 시점 저울질

김건희 여사 불기소 이후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3법 발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에 전방위 공세를 가하면서도 핵심인 검찰개혁 입법에 신중한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큰틀에 이견이 없지만 검찰청 폐지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처법·검찰청폐지법 등 이른바 '검찰개혁 3법'의 당론 발의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다. 세 법을 한번에 추진할지 나눠서 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최근 검찰개혁 3법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며 "당론 발의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정감사가 끝난 뒤 정책위원회를 거쳐 의원총회를 열고 결정해야 한다"면서 "지도부의 정무적 판단이 남아있다"고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추진의 경우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당론 추진이 결정됐다.

당내에서는 검찰개혁법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특히 검찰청을 폐지하고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하는 것을 두고 과거 '공수처 만능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막힐 것이 자명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전선이 너무 많다"며 "우선 김건희 특검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법안은 이미 준비된 상태로,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추인한 뒤 발의하려 했으나 좀 더 숙의가 필요하다는 정책위의 제안에 따라 보류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검찰에 대해서도 공세를 수위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 수사에 관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찰의 기소권을 견제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법 왜곡죄와 표적수사금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사 평정 유죄비율 반영법(검찰청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피의자 김건희 불기소처분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무혐의 처분으로 검찰개혁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선명성'을 내세우는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검찰개혁 입법 추진을 촉구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검찰개혁 4법 통과에 통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혁신당은 지난 8월 28일 검찰개혁 4법(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수사절차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바 있다. 세부 내용엔 차이가 있지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큰 틀은 같다.

조 대표는 "검찰개혁 4법 처리는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총선 공약으로도 내세운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검사 탄핵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 해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한 지난 17일에도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이 이미 발의한 검찰개혁 4법 심의를 즉각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11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있는 데다 아직 대장동·백현동, 성남FC 사건 등은 검찰이 구형하지 않은 상태"라며 "검찰총장 탄핵에 이어 검찰개혁까지 민주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이면 자칫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간을 두더라도 검찰개혁에 대한 야권연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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