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김수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만남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미 공식화한 요구를 다시 확인하고, 윤 대통령은 특별한 대응 없이 일단락됐다.
21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약 80분간 면담을 가졌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이날 면담은 지난달 말 한동훈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지 약 한달 만에 성사됐다. 한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 지도부 만찬을 전후해 윤 대통령과 독대를 청했고, 당시는 윤 대통령이 응하지 않으며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자리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한 기존 요구사항을 다시 전달했고, 대통령실은 특별한 대응이 없는 상황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저녁 면담이 끝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는 오늘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상황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 즉 대통령실 인적쇄신과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의혹사항 설명 및 해소 그리고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의 필요성,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 개혁정책,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란 점을 말했다"며 "다만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고 이외에 고물가 고금리 등 민생 정책에 있어서 당정 대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 '대통령이 어떤 요구를 받았는지' 등 질문에는 "(제가) 오늘 회동에 배석하지 않았고 한 대표의 구술 내용을 받은 거라 지금 주신 질문에 답변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인적쇄신에 대해 공감대가 있었는지' 질의에도 "공감 여부와 대통령 말씀은 용산에 확인하는 게 (맞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실도 이번 면담에 관해 설명을 비롯해 아무런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결국 한 대표가 기존 요구를 반복한 가운데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형국이다. 한 달 이상을 끌어 성사된 만남이 이렇게 마무리되면서 국정감사와 명태균 씨의 폭로, 재보궐선거를 거치면서 가중된 당정 갈등이 당장 봉합되기는 어려워진 모습이다.
한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기존에 언급했던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함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또 면담 일정이 공개된 이후에는 "변화와 쇄신 필요성, 그리고 민생현안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