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 폭파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철저한 적국'으로 표현, 주권 침해 시 물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며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며 "우리는 이틀 전 한국 영토와 연결돼 있던 도로와 철길들을 완전히 파괴 단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단지 물리적 폐쇄만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에는 우리 물리력이 더 이상의 조건 여하에 구애됨이 없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나 같은 의미"라며 "우리가 이미 천명한 대로 만약이라는 전제 조건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 행동"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한국을 타국, 명백한 적국, 철저한 적국 등으로 비난한 점을 미뤄보면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과의 악연, 부질없는 동족 의식, 통일이라는 비현실적 인식 등의 표현은 이번 남북 연결도로 폭파 이후 추가 단절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이 작전 지도처럼 보이는 그림을 군 관계자들 앞에서 지휘봉으로 가리키는 사진을 보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뒤로는 한반도 지도 등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타나 있다. 다만 신문은 해당 지도 등을 흐릿하게 편집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신문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군단장으로부터 적정보고를 받고 전투대기 태세로 전환한 관하 여단들의 준비상태를 점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