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논란' 커지는데…대통령실은 여전히 '대응 자제'


갖은 의혹에도 '대응 최소화' 기조
번번이 '거짓 해명' 지적 제기돼
野 "무모한 변명이자 최악의 답변"

대통령실이 명태균발 논란이 확대됨에도 최소한의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동남아 순방을 위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대통령실이 '명태균발(發) 논란'이 확대됨에도 최소한의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나친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드물게 내놓은 해명도 번번이 진위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형국이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등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주장에 대해 이달 8일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초 김건희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이 보도를 통해 본격화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어 15일 명 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자 관계자를 통해 반박 입장을 밝혔다. 최소한의 수준에서 사실관계만 바로잡으면서 사안별 맞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사이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7일 시작된 국정감사와 명 씨의 잇따른 폭로를 계기로 점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상임위마다 김 여사와 연관된 의혹을 쏟아냈고, 여당이 반발하면서 곳곳에서 파행이 이어졌다.

16일에는 민주당 주도로 김 여사와 명 씨, 김영선 전 의원,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등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들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채 상병,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등과 관련된 인사들도 대거 포함됐다.

논란이 심화되면서 복수의 여론조사기관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한동훈 국힘 대표가 김 여사의 활동 자제와 대통령실 인적쇄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당정 및 친한파(친한동훈)와 친윤파(친윤석열) 간 갈등도 다시 부각되는 형국이다.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런 분위기에도 대통령실이 맞대응을 자제하는 것은 스스로 논란을 재생산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전히 명 씨 주장의 진위에 대한 의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명 씨는 15일 공개한 김 여사와 대화 내용 속 '오빠'가 친오빠를 지칭하는지, 윤 대통령을 뜻하는지를 두고 인터뷰마다 다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정제해서 내놓은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도 거짓이 아니냐는 의심이 번번이 제기됐다. 결국 해명이 또 다른 문제 제기를 부르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명 씨를 단 두 번 만났다는 첫 공식 입장을 두고는 당사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김 여사와 명 씨 간 메신저 대화 속 '오빠'가 김 여사의 친오빠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명도 석연찮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또한 이 대화 속의 김 여사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명 씨를 신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대통령과 명 씨의 관계에 선을 그은 대통령실 입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민주당도 이런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어제 대통령실의 해명은 국민의힘 인사들도 한탄할 수준의 무모한 변명이자 최악의 답변"이라며 "김 여사와 명 씨가 '완전 의지'하는 관계라는 것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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