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통화"→"철없는 오빠"…명태균발 논란 연일 확산


대통령실 "친오빠 지칭" 해명…이준석 "다른 사람 없다" 반박
김 여사 "명 선생님께 의지" 친분 정황도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등 의혹의 핵심인물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폭로하면서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와 함께 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등 의혹의 핵심인물 명태균 씨가 김 여사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폭로하면서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연일 명 씨의 입을 통해 불씨가 확산되면서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좀처럼 불길이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명태균 씨는 14일 페이스북에 '김재원 씨의 강력한 요청으로 알려 드립니다. 재원아! 너의 세치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는 글과 함께 김 여사와 본인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방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 여사는 "철없이 떠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말했다. 이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돼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급히 해명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 씨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날(14일) 명 씨가 대선 경선 시기 대통령 부부와 6개월 간 매일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명 씨는 14일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주장해 불을 지폈다. 그는 "처음 (대통령 부부와) 연결이 된 건 (2021년) 6월 18일"이라며 "이후 한 6개월 동안 매일 거의 빠짐없이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대통령실의 해명도 논란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인 분위기다. 김 여사가 지칭한 '오빠'가 대통령이 아닌 '친오빠'라는 해명 자체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태균 씨가 공개한 대화창 갈무리 화면. /명 씨 페이스북

명 씨가 공개한 대화 속 등장인물로 추정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오빠는 항상 선거기간 내내 철없이 떠들어서 저는 공개된 카카오톡으로는 오빠가 언제 사고친 내용에 대한 부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사의 현실 인식은 팩트입니다. 오빠는 입당전부터 당선 때까지 내내 철없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비꼬았다.

이후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오자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합니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습니다. 물론 용서받을 일도 없습니다"라고 반박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의사결정권자인지 생생히 보여준다"며 "대선 과정에도 정권 출범 후 국정운영에서도 김건희가 '사실상 대통령'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메신저 대화 내용에서 드러난 정황은 대통령실이 기존에 명 씨와 관계를 두고 내놓은 입장과도 배치되는 지점이 있다. 사진 속 대화에서 김 여사는 "사과드릴게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라고 말하며 명 씨를 신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대통령실은 이달 8일 내놓은 공식 입장에서 윤 대통령과 명 씨는 단 두번 만난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언급한 무식한 오빠가 누구인지 대통령실이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꼬집으며 "그 오빠가 정말 친오빠면 더 치명적인 국정농단이 된다. 아무 공적 지위도 없는 대통령 부인의 오빠가 왜 당대표 이준석을 만나는 일에 관여하고, 무슨 말을 떠들어 여사의 핀잔을 듣고 사과까지 하게 됐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엿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이 보시기에 안 좋은 일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며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hone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