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선거 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 씨의 폭로가 여권 전체를 뒤흔드는 가운데 나경원 의원이 2021년 6월 실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부정선거를 의심했다. 당시 경쟁 끝에 당권을 거머쥐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나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 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같은 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태균의 말대로 오세훈 후보와 서울시장 경선, 이준석 후보와 전당대회는 의외 현상의 연속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이 후보와 전당대회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기억했다.
나 의원은 "전당대회 초반에 역시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 씨와 관련된 여론조사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 참 기이한 일이다.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대 기간에 있었던 것은 유일무이했다"고 했다.
나 의원은 "특히 이 후보가 나를 무려 5%나 이기는 첫 번째 여론조사 결과를 해당 여론조사기관이 보냈다"며 "그 이후 몇 번의 조사와 기사는 눈덩이처럼 이 후보의 지지율을 굴려 갔다"고 했다.
나 의원은 "당시 여론조사 중 2021년 5월22일자 여론조사는 응답률 3.3%인데 단 1시간 50분 만에 표집됐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난 참 이상하다고 생각만 했고, 후에 명 씨가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명 씨의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 씨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본 것"이라며 "이번 (7·23)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상황 점검을 해야 했다"고 했다. 명 씨는 지난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원희룡 당시 후보를 만났다고 주장했는데, 나 의원은 이때 명 씨와 만남의 배경에 대해 또다시 당대표 선거에서 피해가 우려돼 부정선거 가능성을 점검했던 차원이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의아했던 두 번의 경선 과정이 끝나고 패자로서 깔끔하게 승복했다. 아무런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자 나 의원과 당권 경쟁을 벌였던 이 대표는 SNS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이 의원은 먼저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 증세"라며 나 의원의 글에 대해 평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지고 3년 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 하고 싶었겠나"라고 되물으면서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지적할 수가 없으니 피상적인 내용만 열거하면서 변죽 울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나 의원을 향해 "그때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제가 1등 하는 조사가 수두룩했고, 전당대회 기간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라.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론자의 말로는 익숙하다. 멀리 안 나간다"면서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