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한우 산지와 소비자 체감가격 사이 괴리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유통비용이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다른 육류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가격 하락에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우의 유통 이윤은 18.8%이다. 2022년에는 22.6%로, 해당 이윤은 유통비용에서 운송비, 포장재비 등 직접비와 임차료,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용을 차감한 순이익이다. 같은 해 돼지(5.1%), 닭(8.6%), 오리(-1.7%), 달걀(0.2%)의 유통 이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간 유통업자가 높은 이윤을 얻는 동안 정작 한우를 키운 농가는 오히려 소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연도별 한우 비육우, 번식우 소득'에 따르면 농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소 한 마리를 팔아 100만 원 웃도는 소득을 얻어왔다. 하지만 2022년 반토막 수준인 50만 원 안팎으로 하락하다 작년에는 비육우의 경우 한 마리당 -9만533원, 번식우는 -24만7201원으로, 오히려 팔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에 처했다.
소비자가 산지 소값 하락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 원인은 유통구조에 있다. 일반적으로 한우는 ‘농가-우시장-도축장-중간도매상-도매상-유통채널-소비자’ 등 6∼8단계에 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축산물은 농산물과 다르게 도축과 부위별 구분 및 포장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부분 농가는 손해를 보면서도 유통업자를 통해 유통 판로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 의원은 한우 유통구조의 불합리한 측면을 언급하며 "일종의 고리대금 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가는 소값이 떨어져 적자가 나서 죽겠다고 하는데 국민은 저렴하다는 것을 못 느끼고 있다. 이는 중간 유통 마진이 높기 때문"이라며 "유통구조를 개선해 저렴한 가격으로 국민들이 한우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