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민주당 김경지 후보와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의 1대1 대결이 성사됐다. 총선 이후 부산 민심을 확인할 첫 풍향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도 흘러가 선거 관심도는 더욱 올라가는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각각 이날 부산을 찾아 금정구청장 재보선 지원에 나선다. 한 대표는 오전 11시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일현 후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는 부산대 앞에서 집중유세를 펼친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김경지 후보와 유세를 한 뒤 오후 온천천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만난다
재보선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이후 한 대표는 금정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지난달 28일 윤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고 5일, 6일에 이어 이날도 찾는다. 이 대표도 전남 영광·곡성과 함께 금정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틀 연속 김 후보를 지원했고, 개천절인 3일에 이어 이날이 네 번째 방문이다. 선거가 일주일 정도 남아 한 대표와 이 대표 모두 최소 한 차례 더 부산 지원유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금정구는 부산에서도 대표적인 보수정당의 텃밭이다. 동일고무벨트 출신인 김진재 전 의원이 동래구에서 분구된 이후로 내리 4선을 했고, 아들인 김세연 전 의원이 이어받아 3선을 했다. 부자가 도합 7선을 한 곳으로 보수세가 막강한 곳이다. 민선 이후 구청장 선거에서도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곤 전부 국민의힘 계열이 차지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한 부산의 민심도 악화되고 있어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같은 접전 양상이 두드러진다. 국제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금정구 거주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 7.3%)에서 야권 단일화가 성공했을 경우 민주당 김 후보와 국민의힘 윤 후보는 각각 40.0%와 43.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혁신당 류제성 후보와의 3자대결에서는 김 후보, 윤 후보, 류 후보가 각각 31.9%, 41.7%, 12.0%였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난 6일 단일화에 성공해 류 후보는 후보에서 사퇴했다. 조사는 무선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금정구민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 4.9%)에서는 3자 대결에서 김 후보와 윤 후보는 38.1%로 동률이었다. 류 후보가 이어 12.5%였다. 양자 가상대결에선 김 후보가 47.2%였고, 윤 후보가 40.7%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우위를 보였다. 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39.3%였고, 혁신당이 10.9%, 개혁신당 2.8%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와 유선 RDD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용된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혁신당과의 단일화를 이뤄낸 이상 민주당에선 해볼만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퍼져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2년도 남지 않은 차기 지방선거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또 부산을 야도로 다시 바꿀 기회로 삼아 이를 대선까지 끌고가겠다는 의지도 있다.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사건 등의 1심 선고가 내달로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 장악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 대표 입장에서도 부산에서의 선전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여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곳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더라도 곧장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당에서 사면초가에 내몰린 한 대표에겐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용산과의 악연이 지속되는 가운데 패배의 책임까지 떠안는다면 본격적인 사퇴 압박이 시작될 것이라고 정치권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당초 한 대표는 시도당 차원에서 재보선을 준비한다는 입장을 내비쳐왔으나 불안해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선거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막판에 뛰어들어 선거가 판이 커졌다. 만일 국민의힘이 금정구청장에서 패배한다면 책임은 한 대표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정권 심판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더라도 패배한다면 물러나라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선 "혁신당과 단일화는 야권에 좋은 시그널"이라며 "지더라도 단일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반윤석열 전선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부산을 둘러싼 여야의 공약 경쟁도 심화된다. 침례병원이 대표적이다. 여야 모두 침례병원 정상화를 내걸고 있다. 또 산업은행 문제도 핵심 이슈다. 한동훈 대표는 산업은행 이전을 약속하면서 민주당의 김민석 최고위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지역화폐와 청년기본소득을 금정구에서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