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8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야당 의원들과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충암고 출신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의 답변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장관이 여 방첩사령관을 옹호하며 장애 혐오 의미의 비속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엄령 준비설'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해 같은 충암고 후배인 여 방첩사령관 등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여 방첩사령관은 이에 대해 "굳이 대답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쏘아붙였다. 여 방첩사령관은 앞서 부승찬 민주당 의원과 자료제출과 관련한 공방을 벌이면서 한숨을 쉬는 등 태도 논란이 이어졌다.
이어 황희 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에게 "여 방첩사령관처럼 군복을 입은 사람이 국감장에서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게 안 좋아 보인다"면서 "방첩사령관이 여기 와서 못 참는 것은 장관의 책임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건 더 병X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황 의원은 "장관 태도가 이러니까 저렇게 되는 것"이라며 "그게 역풍으로 온다. 본인들 성질 못 이겨서 대통령 욕 먹이는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김 장관은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이어갔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장관과 여 방첩사령관이 하는 것을 보면 전두환·차지철 같아서 아주 보기 좋다", "'용현파'가 모인 자리에서 장관이 '병X'이라는 말도 쓰고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김 장관도 "감사하다"고 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재산형성 등의 문제를 지적하자 "정치 선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저도 대응하겠다"고 맞받았다.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상임위장에서 '병X'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고 감사위원에게 정치 선동이라느니, 예의를 지키라는 표현도 처음 겪는다"고 지적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장관께서 비호하려고 하다 보니 '병X'까지 나왔다"며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후 여 방첩사령관은 "개인적으로 한 달간 공개석상에서 여러 언론을 통해, 유튜브를 통해 개인적으로 참기 힘든 인격모독을 받았다"면서 "의원님들 말씀하신 것에 제가 좀 격하게 반응하는 것이 있다는 점에 대해선 심심하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야당의 질타가 이어지자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 김 장관은 "군복을 입었어도 오히려 당당하게 할 얘기가 있으면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과했던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질의에 앞서 국방부의 자료제출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10년간 PX 판매금댁 상위 10개 품목 현황을 요청했지만 1번부터 10번까지 'OO' 표시된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 사유에 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7항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인 '공공데이터 포털'에 제조사와 제품명 모두 실명 그대로 공개된 내용"이라며 "국회가 국정감사를 위해 자료제출 요구한 것들에 대해서는 기만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