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 필리핀 기업인들이 참석한 포럼에서 현지 원전 재개 등 양국의 전략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남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한 필리핀 재계 및 정부 관계자와 한국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 300여명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필리핀은 아세안(ASEAN) 국가 중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를 맺은 오랜 우방이자 혈맹"이라며 "한국의 인태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의 핵심 파트너"라고 운을 뗐다.
그는 앞서 오전에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계기로 전략적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먼저 "이번에 체결한 바탄 원전 타당성조사 MOU를 계기로 원전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필리핀과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팀 코리아'가 최고의 원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필리핀의 중점 인프라 사업에 협력하고자 대외협력기금 EDCF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필리핀 도로, 교량 등 인프라 확충에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강조했다.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 체결을 통해 핵심광물 탐사와 기술개발, 원자재 공급망 중단 시 상호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안보 고민이 커진 만큼 농약, 비료, 농기계 등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농기계 생산공단이 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현지에 적합한 농기계를 개발·보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3건의 MOU가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는 필리핀에서 순방 첫 일정으로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참전용사를 만나 격려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동포 200여명을 초청한 만찬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에는 필리핀의 국부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호세 리잘 기념비에 헌화한 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뜻을 모았다. 회담이 끝난 뒤에는 양국 공동발표를 통해 보안 및 방산, 현지 인프라 사업과 원전 재개 타당성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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