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갈등 딛고…민주·혁신, '부산 금정 단일화' 합의


혁신당, 민주당 조건 전격 수용…"조국 대표 대승적 결단"
5일 토론 후 여론조사 돌입…6일 최종 단일후보 확정될 듯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김경지 더불어민주당·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 단일화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왼쪽부터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김 후보, 류 후보, 유대영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 졍책부원장. /조국혁신당 제공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김경지 더불어민주당·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 단일화 협상이 4일 최종 타결됐다. 여론조사 방식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먼저 민주당이 '협상 결렬'을 선언했지만 혁신당이 민주당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양당은 투표용지 인쇄 전인 오는 7일 이전 단일 후보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천준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과 정춘생 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양당이 합의한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해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후보자 토론회는 5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정준희 한양대학교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사회로 한 차례 진행한다. 단일후보는 5, 6일 이틀에 걸쳐 안심번호 100%, 자동응답방식(ARS)을 통해 적합도를 묻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조사대상은 민주당과 혁신당 지지층, 무당층으로 조사 문항 보기에는 20자 이내로 증빙 가능한 경력 1개와 정당명, 이름을 넣기로 했다. 최종 여론조사 결과는 오는 6일 오후 5시에 공개한다.

두 당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역선택 방지'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혁신당 중앙당 쪽에서 추가 조건을 걸어 협상이 결렬됐다"며 "후보 경쟁력으로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는데 혁신당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빼자고 해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알렸다.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다'는 것은 여론조사 대상에 국민의힘 지지층을 제외한다, '뺀다'는 것은 여론조사 대상에 국민의힘 지지층을 포함시킨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지층에 해당하는 조사대상자는 국민의힘 후보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혁신당 후보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대변인 발표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을 이어오는 과정인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만 윤석열 정권 심판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주자는 입장인데 (민주당 측에서) 역선택 방지를 반대했다고 왜곡했다"면서도 "혁신당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을 배신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의 모든 요구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4일 오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으나, 혁신당은 조국 대표(사진)의 지시에 따라 민주당의 주장을 모두 수용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기로 합의했다. /남윤호 기자

혁신당에 따르면 민주당 측 조건은 △여론조사 대상자를 성별·연령별로만 할당 △여론조사에 사용할 후보자 경력 내역에서 1개월 이하 경력도 기재 △여론조사 전 한 차례만 토론 △역선택 방지조항 포함 등이다. 혁신당은 △여론조사 대상자에 지역별 할당도 포함 △입증 가능한 6개월 이상 경력만 기재 △여론조사 전 최소 두 차례 토론 △역선택 방지조항 배제를 주장해왔다. 정치 신인이지만 높은 경쟁력을 자신하는 혁신당 후보는 토론 횟수가 많을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다.

혁신당은 전격 단일화 합의엔 조국 대표의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작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의에 부응하기 위해 조국 대표의 지시에 따라 민주당 주장을 모두 수용했다"는 것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우리당 소속 후보에게 다소 불리해지더라도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우선한다"며 "그냥 단일화가 아닌 '야권이 이기는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금정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국민의힘에 위협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국제신문 의뢰로 1, 2일 부산 금정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 대상 실시) 국민의힘, 민주당, 혁신당 3자 대결의 경우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41.9%)한다는 예측이 나왔다. 김경지 민주당 후보 31.9%, 류제성 혁신당 후보 12%로 오차범위 밖 격차다.

그러나 김 후보로 단일화했을 경우 윤 후보에 3.5%포인트(p), 류 후보로 단일화했을 경우에는 8.5%p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결과를 알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해당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100%)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7.3%이며,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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