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별세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을 대학 시절 만난 일화를 28일 공개했다. 특히 장 원장이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거절한 점을 칭찬하면서, 친한계 인사인 김종혁 최고위원과 문화일보 이현종 논설위원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1990년대 초 대학 재학 중 장 선생을 만났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장 원장이 거액의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지 않았던 점을 높이 샀다. 그는 "보상금을 받는 것은 영예로운 일이지만, 당연한 영예마저 사양한 장 선생처럼 행동하는 것이 더 빛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그러기 정말 쉽지 않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그럴 거 같은데 막상 닥치면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 원장이 보상금 수령을 거부했다는 기사 일부분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올린 캡처본에는 언론계 인사 중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지 않았던 이들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전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빈손 만찬' 이후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어서 한 대표가 두 사람을 소개한 것에는 의도가 있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친한계 유튜브 방송 '어벤저스 전략회의'에 출연한 이 논설위원은 추경호 원내대표를 겨냥해 "기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서는 늘 한 대표 욕만 하고 있다는 거"라고 발언한 바 있다. 또 다른 친한계 핵심 인사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이 "한 참석자가 만찬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가을밤을 즐기는 여유로운 분위기였다'고. 진짜 성질 같아선 가 갖고 싸대기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한 것도 크게 논란이 됐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신 부총장 등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사실관계 파악을 지시했다. 27일 기자들과 만난 추 원내대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조치가 필요한지, 어떻게 할 건지 그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도 사라져야 한다"는 장 원장의 발언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장 선생은 인생 마지막 해인 올해 초에 정치개혁을 주장하셨다. 당시 총선을 지휘하면서 바로 똑같은 내용의 정치개혁을 주장한 저는 장 선생의 말씀에 '이게 옳은 길이구나' 하는 안도와 확신을 가지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지난 총선 국면부터 최근 여야 대표 회담에서까지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이 대표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이 '영원한 재야'로 불리는 장 원장의 견해와 같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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