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재단, 'DJ 사저' 되찾는다…김홍걸 참여할까


재단 측, 재매입에 110억 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추정
배우 이영애 씨, 5000만 원 기부

지난 2019년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우자 고(故) 이희호 여사의 노제가 진행되던 동교동 사저.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김대중재단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다시 매입하기로 하면서 재원 마련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재단은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참여를 시작으로 모금에 나설 계획이다. 사저를 매각한 'DJ 삼남' 김홍걸 전 의원 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취재를 종합하면 재단 측은 김 전 의원에 "도리를 다해서 명예를 되찾으라"는 뜻을 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김 전 의원이 상속세 부담 등을 이유로 사저를 100억 원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양도세 등의 비용을 제하면 40~50억 원이 남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기선 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모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재단 식구들부터 솔선수범을 보이고 당을 포함해 각계각층에서 도와주면 그다음에 일반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전 의원에 대해서는 "그동안 상속세와 개인적 부채 등으로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차선책으로 사저를 팔았으나 차선책은 차선책일 뿐 옳은 답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다. 돌아가신 어르신(김 전 대통령)과 여사님의 명예만 더럽혀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동교동계에서도 김 전 의원에 대해 불편한 반응이 나온다. 한 인사는 통화에서 "동교동 사저는 민주화의 역사가 담긴 곳"이라며 "사저를 되찾아 보존하는 데 당연히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의원이 그러면 안 됐다"고 덧붙였다.

재매입이 추진되면서 옛 동교동 인사들을 시작으로 모금이 이어질 전망이다. 'DJ 비서실장' 박지원 의원이 6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 등도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배우 이영애 씨도 5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참여를 시작으로 모금에 나설 계획이다. 사저를 매각한 DJ 삼남 김홍걸 전 의원 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새롬 기자

재단 측은 재매입에 필요한 비용을 110억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입가 100억 원에 취득세 및 부대비용 등 매입자 측이 지출한 비용을 합친 금액이다. 26일 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재매입 협약식에서 배기선 재단 사무총장은 "(현 소유자가)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며 "취득세, 등록세를 포함한 부대비용과 은행 이자를 포함해 여러 가지 비용을 저희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매계약 체결 시기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재단은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모금을 통해 동교동 사저를 사들이겠다는 건 결국 시민들이 돈을 모아 김 전 의원에게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의원이 동교동 사저를 매각한 이유는 세금 때문"이라며 "물려받은 아파트 여러 채에 대해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려고 아버지가 평생 산 집을 팔았다"고 꼬집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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