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과정 집중 추궁…홍명보 "특혜 없었다"


선임 절차 문제 제기…"동네 계모임보다 못해"
홍명보 "1순위라 감독직 받았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 질의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4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을 집중 추궁했다.

국회 문체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배드민턴 협회 및 대표팀 운영 문제 등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김택규 배드민턴협회회장, 김학균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 등이 증인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여야는 주로 홍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해 물으며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의 '절차상 하자'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대표팀 감독 선임 업무의 전권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이임생 이사에게 넘긴 과정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해당 과정이 축구협회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며 "(축구협회가)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선임 이후 열린 이사회 안건, 결정 사안 어디에도 이임생 이사에게 전력강화위 업무 일부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며 "(결의가 서류로 남아있다는 정 회장의 말은) 위증한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도 정 회장을 향해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전권 위임을 하느냐"며 "김정배 축구협회 상근 부회장도 (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는) 자격이 없는 불법 회의였다고 얘기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11차 회의도 불법이고, 이임생 이사가 위임받은 부분도 불법이고, 그 불법의 토대 위에서 서류 제출도 안 하고 사전 면접도 안 하고 설득을 한 홍명보 감독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거 불법인가 아닌가"라며 덧붙였다.

문체위 의원들은 사실상 홍 감독 선임을 염두에 두고 전력강화위 회의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홍 감독이 최다 추천을 받은 건 아니지 않나. 최다라는 건 한 명을 말하는 것"이라며 "홍 감독을 염두에 두고 한 과정이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정해성 전 위원장은 "(정 회장에게) 2명이 같은 7표로 받아 동표가 나왔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주호 해설위원에게 "(투표 1순위가) 당연히 감독으로 결정되는 과정은 아니었다고 이해한 건가"라고 물었고 박 위원은 "난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 질의에 증인 출석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남윤호 기자

홍 감독은 자신이 감독으로 선임된 과정에 대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내가 (전무이사로)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난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은 거였다. 혹시 2위라든지 3위였다면 난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 모두 본질의가 시작되기 전 대한축구협회와 관계자들의 미흡한 자료제출을 지적하며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여러 현안질의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공통 질의 절반 이상이 제출이 안 됐다"며 "홍명보 감독과의 계약 기간과 연봉을 비롯해 이전 국내 감독들 연봉 책정 기준, 국내·외 대표팀 감독의 계약기간, 외국인 감독 후보군에게 제시한 연봉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자료 제출을 강력히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도 "축구협회에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관련한 전력강화훈련 회의록과 임시감독 선임 과정에 관한 회의록을 요청했는데 보도자료 링크 한 줄을 딱 보냈다"며 "국회의원 개인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이 사안을 바로잡고 협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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