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반납 선물 5년간 841건…대통령경호처, 볼펜 세 자루도 신고


한병도 "공무원은 볼펜조차 신고…영부인은 명품백 보관 개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이 외국 정부나 외국인으로부터 받아 소속 기관에 신고한 선물이 총 841건에 달했다. 대통령경호처 직원 A씨는 지난 2019년 외국 경호실로부터 받은 볼펜 세 자루를 신고 후 반납했다. 지난 7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 김건희 여사의 명패가 놓여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를 무혐의 처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선 공무원은 볼펜 세 자루 선물도 신고 후 반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이 외국 정부나 외국인으로부터 받아 소속 기관에 신고한 선물이 총 841건에 달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무원 또는 공직유관단체의 임직원이 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직무와 관련해 외국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소속 기관·단체의 장에게 신고하고 그 선물을 인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률에 따라 신고 된 선물은 2019년 242건에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출장이 줄어든 2020년과 2021년 각각 64건, 56건으로 감소한 후 2022년 156건, 2023년 32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신고자 소속별로 구분하면 5년간 외교부가 251건, 국무조정실이 223건으로 다른 기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직자 선물 신고 사례. /한병도 민주당 의원 제공

대통령경호처 직원 A씨는 지난 2019년 외국 경호실로부터 받은 볼펜 세 자루를 신고 후 반납했다. 인사혁신처는 2022년부터 선물 신고시 시스템을 구축하여 선물 가액까지 집계하고 있는데, 행정안전부 소속 B씨는 1886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선물 받았고 지난해 외교부 소속 C씨 등 11명도 2400만 원 수준의 선물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병도 의원은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볼펜 세 자루까지 신고하고 반납하면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노력하는데, 영부인이 수백만 원짜리 가방을 선물 받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에는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항변하더니 이제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이런 논란이 계속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의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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