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이 대표는 전날(11일)엔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만나 정국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외연확장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김 전 위원장은 여야의 비대위원장을 지낸 정치 원로로, 중도층 인사로 꼽힌다. 이날 만찬은 이 대표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에 앞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대표님 뵈러 온다니까 언론이 관심을 갖는다. 인기가 여전하시다"면서 "전화는 가끔 드렸는데 전에 TV 화면에 이거(반창고) 붙이고 나오셔서 (걱정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벽에 넘어져 이마가 찢어졌는데 응급실에 가기 위해 22군데 전화를 했는데도 받아주지 않았다"며 소위 '응급실 뺑뺑이'를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여러 난관을 겪으면서 성공하셨다"고 하자 이 대표는 "과정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냐"고 하자 김 전 위원장은 "마음 편하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쓸데없는 욕심을 안 가지면 신경 쓸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듯 "걱정될 일이 많지 않냐"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상황 보면 걱정될 일이 많은데 억지로 해결할 순 없고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밖에 없다"며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다"고 답했다.
이후 비공개로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식당을 떠났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응급실 뺑뺑이' 일화가 언급된 만큼 이날 만찬에서도 의료대란 사태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대표는 전날(11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이 명예교수는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이보다 앞서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중도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지난 2022년 총선에서는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의 멘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사람은 의료대란과 김건희 특검법 등 정국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 취임 인사를 겸해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8·18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김두관 전 의원과도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대표는 재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과 만남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