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대통령실·관저 이전' 김건희 여사 특혜 없었다


"수의계약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워"
방탄창호 설치공사 등 국고 손실 발생 지적

감사원은 12일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설립·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국가계약법령을 위반하거나 특혜를 제공한 의혹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감사원은 12일 대통령실·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해 불법 여부를 감사한 결과, 공사비 부풀리기 등 다수의 위법·비위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방탄창호 공사에는 수억 원이 편취된 불법행위 사실이 드러났다. 집무실 이전 공사와 대통령경호처 사무공간 조성 공사 등 진행 과정에서도 관련 법령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발생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집무실·대통령실 관저 이전과 관련해 행안부·경호처·비서실이 발주한 모든 공사의 시공업체 선정은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졌는데, 법령상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고 계약업체가 기본적인 공사업을 등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의계약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설립·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국가계약법령을 위반하거나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감사원은 다만 집무실 이전공사 및 관저 보수공사, 방탄창호 설치공사, 경호처 사무 공간 조성공사 등 진행 과정에서 국가계약법 등 계약 관계 법령과 건설공사 관련 법령 등에 부합하지 않은 공사계약, 시공, 사후정산 및 준공 등이 이루어진 사실 등은 확인했다.

집무실 및 관저의 방탄창호 설치공사에서는 방탄창호 브로커가 계약을 알선하면서 창호 자재를 고가로 부풀리고 허위견적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약 15억70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경호처와 행정안전부는 2022년 집무실·관저 이전과 관련해 총 20억4000원 상당의 방탄창호를 설치하는 공사를 모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그해 3월 경호처 시설공사를 총괄한 A 전 경호처 부장은 평소 상당한 친분이 있던 B 씨가 브로커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실질적 사업관리자로 선정하고 계약금액을 임의로 협의했다.

A 씨는 전체 방탄창틀 제작비용이 1억3000억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가 계약이 체결되게 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창틀제작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본 뒤 배우자 명의로 회사를 차려 서류상 방탄창틀을 납품하는 계약을 별도로 체결, 제작비용과 납품대가의 차액인 15억7000억 원 상당을 계약알선 등 대가로 챙겼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검찰에 국고 손실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경호처 사무공간 등 조성공사에서도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A 씨는 계약체결 전 건설업등록기준을 충족하는 건설기술인(2명)이 아예 없는 업체에 이중마루(액세스플로어)를 설치 일감을 줬다. A 씨는 실제 시공할 물량보다 많게 엑세스플로어 물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산출내역서 등을 작성해 공사비 1억 원가량을 부풀렸다.

비서실 사무공간 등을 포함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공사와 관련해선, 일부 공사에서 발주처의 승인을 받지 않은 하도급 사례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는 준공정산 시 일부 실제 시공물량을 과다로 산정해 2개 업체에 공사비 3억2000억 원을 과다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행안부·비서실은 집무실 이전공사 중 일부 공사에 대한 공사감독 및 공사비 정산 업무를 소홀히 했다"며 "업체에 과다 지급된 공사비에 대해 신속한 회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관저 보수공사와 관련해 비서실은 필요한 예산이 모두 확보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일단 공사에 착수한 후 예산을 확보해 나가는 등 관저 보수공사를 법령상 절차와 다르게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공사계약·감독·준공 등 전 과정에서 국가계약 관련 법령 등이 지켜지지 않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감사원은 다만 관저는 보안시설로 법령상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고, 선정된 업체도 기본적인 관련 공사업을 등록하고 있는 등 특정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의계약 자체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및 관저의 이전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방부의 의견이 묵살되는 등 직권남용 의혹은 배척했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비비가 의결되었고, 국방부도 대통령실과 긴밀히 소통하며 이전계획을 수립하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감사는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이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4개 사항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2개 사항(공사계약 체결, 이전 의사결정 과정)의 부패행위 및 법령위반 여부에 대한 감사실시를 결정한 데 따른 감사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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