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북한 정권은 언제든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이성적인 집단" "적화통일을 꿈꾸며 호시탐탐 대한민국을 노리고 있는 북한 정권에게 '침략은 곧 정권의 종말'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사흘 차인 지난 2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를 방문해 한 말이다. 이처럼 최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윤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원칙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거듭 확인하는 모습이다. 국군 통수권자로서 안보 리더십을 부각하며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도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과 같은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이 최초로 실시된 을지훈련에 관한 명확한 지시가 눈길을 끈다. 독도 방어훈련(동해영토수호훈련)이 21일 비공개로 진행된 것과 대조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기반으로 한 통일 구상을 발표하며 '검은 선동세력'을 거론한 데 이어 국무회의에서도 '반국가세력' 암약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나라의 정체성을 흔드는 내부의 적에 대한 안보 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자유민주주의 속에서도 나라 안팎의 안보 위협에 타협은 없다는 의중을 재천명한 셈이다.
대선후보 시절 선제타격을 언급했던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북한 정권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북한이 여러 차례 대남 공작 일환으로 오물풍선을 날리는 등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의 고강도 대북 메시지는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략적 '우클릭'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상당히 강경 보수 성향의 윤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하는 게 그나마 핵심 지지층이라도 끌어안고 갈 수 있다"면서 "임기를 마친 뒤에도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를 강화했고, 북한의 핵 전쟁을 대비하는 훈련까지 했다는 등의 자기 업적을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 협력 강화 움직임을 비판하는 시선을 돌리려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야권이 뉴라이트 인사 등을 중용한 것과 한일 양국의 과거사 문제 등을 제기하며 정부의 친일 편향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용산총독부' 등의 용어까지 적잖게 쓰일 정도로 정부에 대한 반감 여론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안보 위기가 커지면 보이는 보수가 결집하는 현상도 약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한 전화면접, 응답률 15.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 부정 평가는 6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긍정 평가는 2%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올랐다. 정부의 국정 비전 및 가치 평가에서 '한반도가 평화롭고 안전해지고 있다'는 항목에는 응답자의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평가는 3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