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친구를 잘 사귀자"…롤러코스터 탄 정봉주


일부 민주 최고위원,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사 글'
혁신당, 검찰의 조국 소환에 '출장 조사' 비꼬기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오른쪽)의 이재명 뒷담화를 폭로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에서 제 불찰이기도 한데 가볍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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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흔들린 우정?…정봉주 좌절시킨 박원석

-지난 18일 열린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이변이 연출됐지. 원외 돌풍을 일으키던 정봉주 전 의원이 무난히 지도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탈락했어. 초반부터 선두를 줄곧 달리다가 최종 6위로 떨어졌지. 원인이 뭘까?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발언이 아무래도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 박 전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친한 사이로 알려졌어. 박 전 의원은 당원대회가 한참 진행되던 지난 8일 SBS라디오에서 "정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개입에 상당히 열 받았다"라고 말했어. 경선 초반에는 5개 지역에서 정 전 의원이 1위였거든. 원외 수석 최고위원이 탄생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했는데 이 대표가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냐"라고 말한 뒤부터 순위가 뒤바뀌었어. 김민석 최고위원을 밀어주는데 기분이 상했다는 거지.

-박 전 의원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는 말도 했다고 해. 지지자들은 박 전 의원의 발언에 발칵 뒤집어졌지. 진짜 발언을 한 게 맞는지, 해명해달라는 요구가 많았어. 정 전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는데, 이 발언에 대한 해명이 주를 이룰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라고 말했어. 박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사적인 대화다 보니 본의가 과장되게 전해진 부분이 있다"라며 말을 아꼈어.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는 반응도 있었고, 또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이다 보니까 지지자들은 난리가 났지. 또 정 전 의원이 과거에 "이재명 대표 같은 사람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라고 발언했던 것도 알려지면서 기름을 끼얹은 느낌이랄까. 결국 서울 경선에선 6위로까지 추락하다 결국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어.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당원들은 정 전 의원이 떨어져서 다행이라는 의견을 내더라고. 또한 이같은 폭로를 해준 박 전 의원에게 고맙다고 하더라. 그리고 정 전 의원에게 안타까움을 가졌던 일부 지지자들은 박 전 의원을 비판하기도 해. 일각에선 박 전 의원이 정 전 의원과 비명계를 공략하려는 전략 차원에서 작전을 짰다는 분석도 있고. 그래도 대체로 박 전 의원이 지나쳤다거나 심했다는 의견이 많더라. 한 당 관계자는 "저렇게 사담을 방송 나가서 이야기하면 앞으로 누가 (박 전 의원과) 대화하겠나"라고 웃더라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친구 잘못 사귄 정봉주 잘못이다", "교훈은 친구를 잘 사귀자", "친구가 X을 뿌렸다" 등의 반응이 나와.

-박 전 의원은 지난 20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나와 "결과적으로 정 전 의원이 (최고위원 당선이) 안 됐는데 저는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 불찰이기도 한데 가볍게 생각했다"라며 "공식 방송이 아닌 유튜브 방송에서 이야기했는데 생각보다 그게 파장이 커서 저도 곤혹스러웠다"라고 말하더라. 정 전 의원이나 박 전 의원의 우정이 계속 갈 수 있을까 궁금하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사의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당원 주권시대' 소통 늘리는 민주당...'첫 최고위' 인증한 김민석

-민주당 8·18 전당대회의 키워드 중 하나는 '당원주권시대'였지. 민주당 지도부는 당원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잖아. 그래서인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 글을 올린 최고위원들이 있더라.

-그렇더라고.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첫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고, 투표에 참여한 우리 커뮤니티 당원 동지들이야말로 당원주권시대를 완성한 주인공"이라며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했어.

-디시인사이드는 민주당 당원게시판과 함께 당원들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알려졌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관심이 높았어.

일부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사의 뜻이 담긴 글을 남겼다.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신임 최고위원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 전현희, 이재명 대표, 김민석, 한준호, 이언주 신임 최고위원. /남윤호 기자

-김 수석최고위원뿐이 아니었어. 한준호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직후인 19일 "250만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저 한준호에게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를 맡겨주셨다"며 "그 모든 기억을 안고 최고위원으로서 일하겠다"고 했어. 그러면서 "제 모든 말과 글에 당원의 목소리를 담아낼 것이다. 제 모든 시선은 당원을 향하고 국민의 삶을 살필 것이다. 제 모든 결정은 당원의 뜻을 따를 것"이라고 했지.

-전현희 최고위원도 같은 날 "더운 여름날에도, 뜨거운 열정으로 응원해 주신 당원 여러분의 성원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당원 주권시대 개막! 검찰독재정권 종식! 강력한 민주당! 저와 이재명 2기 지도부에 주어진 과제와 사명"이라고 했어. 그러면서 "지지해 주신 당원 한분 한분의 소중한 성원과 숭고한 뜻을 받들어 정권심판과 이재명 정부 출범, 지방선거 승리의 선봉에 서겠다"고 하더라.

-당원들과 소통을 늘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어. 반대로 '인기영합주의'라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더라고. 어찌 됐든 새로 구성된 민주당 지도부가 민심을 잘 받들지 지켜보자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1일 참고인 소환을 통보한 검찰을 겨냥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수사를 하는 힘의 백분의 일이라도 살아있는 권력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쓰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남윤호 기자

◆혁신당, 조국 檢 소환에 "국회로 '출장조사' 오면 안 되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됐어?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관련해 조 대표를 오는 31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어.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지. 서 씨는 2018년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했는데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은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란 의혹을 받고 있어. 서 씨의 취업과 문 전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에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거야. 검찰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에게 이 전 의원 임명 경위를 구체적으로 물을 것으로 보여.

-조 대표 반응은 어땠어?

-"오라 하니 갈 것"이라곤 했어. 그러나 조 대표는 "이 사건에서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그 방향으로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수사를 하는 힘의 백분의 일이라도 '살아있는 권력'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쓰길 바란다"고 비판했지. "이 전 의원은 통상적 청와대 인사 절차에 따라 추천·검증된 후 임명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서 씨 취업과는 연관이 없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도 했어.

조국혁신당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이상직 전 중소벤처진흥공단 이사장 임명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검찰을 향해 출장조사 오면 안 되냐고 비꼬았다. /남윤호 기자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22일 탄핵추진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에게 "윤석열 정권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정적 죽이기에 골몰하는 게 안쓰럽다"고 쏘아붙였어. 그러다 논평을 내 전주지검 검사들이 '출장조사' 오면 안 되겠느냐고 비꼬았지.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조사를 위해 김 여사를 소환하지 않고 대통령실 경호처 건물로 갔던 일을 언급하면서야. 김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 헌법은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니 검찰은 모든 피의자를 김건희 씨처럼 대해줘야 한다, 게다가 조 대표는 참고인"이라며 "국회로 출장조사를 온다면 장소는 검사들이 정해도 된다"고 말했어.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 대가성이 없고 감사의 표시라면 모든 공직자 배우자가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받아도 된다는 걸까. 검찰이 과연 공정하고 정의롭게 수사·기소권을 행사하는지 의문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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