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정부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일제시대에 우리 국민의 국적은 일본'이라는 말을 두고는 "제가 배운 역사와 달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반헌법적 발언"이라고 평가하며 불참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복절 경축식 불참'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의에 "국회의장의 가장 큰 책임은 헌법 수호"라며 이같이 답했다.
우 의장은 "어려서 배웠던 역사관과 다른 분이 독립기념관장이 됐다. 이견이 있다지만 동의할 수 없는 게 일제 강점기 때 우리 국민이 일본의 신민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불법적으로 찬탈해 강점하는 일본의 신민이었다는 것은 제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의장은 중재자 역할도 있는데 헌법 수호와 중재자라는 두 개가 서로 충돌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의장이 정부가 주관한 행사에 불참한다는 것이 부적절해서 많이 고민했다고 우 의장은 밝혔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자신에게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으나 대통령에게 지적했다는 이유로 이 회장이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자 불참을 결심했다고 한다.
우 의장은 "정말 있어선 안 되는 일이 너무 벌어지는 것 아닌가 했다. 의전 서열 2위에 입법부의 수장이 단 한 번도 국가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적 없었다. 그러나 헌법을 수호하고 우리 역사가 한 발을 내딛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최종적으로 그렇게 결론 내렸다"라고 언급했다.
우 의장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여야 대표 회동에서 양당의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채상병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 게 국민적 합의다. 여당 대표도 진실규명에는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3자 특검을 한동훈 대표가 이야기했고, 야당에서도 동의할 수 있으니 국민의힘에서 제안하라고 했으니 여야가 합의해 방안을 찾는 게 가장 좋다"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것을 두고 우 의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보기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책과 내용이 꽤 있어서 그런 면에서 여당이 조금 더 분발했으면 좋겠다"라며 "국가를 안정시킬 책임은 여당에 더욱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선 개원식 참석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정기국회 첫날인 9월 2일에 개원식을 하려 하는데 이것도 합의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참여하지 않는 개원식을 해본 적 없는데 고민이 많다. 꼭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