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김정수 기자] 통일부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북한이 무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북한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현재까지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지만 예단하지 않고 지켜볼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 대변인은 "이 제안은 대통령께서 직접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것이고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분명히 원칙으로 밝혔고, 또 실무급 대화 제안으로서 서로 부담 없이 상호 대화의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3가지 통일 비전, 3가지 통일 추진 전략, 7가지 통일 추진 방안 등을 골자로 한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열고 8·15 통일 독트린이 지난 30년 동안 유지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지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선언한 것으로 '자주·평화·민주'를 원칙으로 한다. 또한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 완성' 등 세 단계의 단계적 통일을 주요 내용으로 양측의 체제 인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집권 진영과 관계없이 지난 30년간 유지된 우리 정부의 통일방안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첫 단추인 화해·협력의 구체적 방안이 8·15 통일 독트린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또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전제인 '체제 인정'을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 등으로 사실상 부정한 만큼 흡수통일의 일환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탄도미사일부터 오물풍선까지 복합 도발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8·15 통일 독트린에 응답하겠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8·15 통일 독트린이 북한과 사전 교감 없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점도 이같은 우려에 힘을 실었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무반응이 수해 피해로 인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구 대변인은 "이미 북한 언론에서 밝히고 있듯 이번 수해 피해의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관련해서 여러 가지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될 여지가 있고 그러한 상황들도 북한의 반응에 또는 태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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