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파=김세정 기자] '명팔이'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18일 "권력을 호가호위하는 극소수 몇 명 인사를 그대로 두면 민주당의 정권 탈환이 어려워질 거라는 절박감에 문제를 끄집어냈다"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민주당 제1차 전국당원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요즘 제가 뭇매를 많이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가 무대에 등장하자 현장의 권리당원들은 야유를 보냈다.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한 후 잠시 기다리다 발언을 시작한 정 후보는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지역구도 없다. 혼자 왔다. 진정한 투사, 진정한 싸움꾼은 늘 혼자 다닌다"며 "지금까지 세 번을 컷오프당했고 공천 취소까지 당했다 하지만 당원 여러분들이 저를 살려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정 후보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집중 공격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BBK 게이트에 익숙한 이름이 윤석열 검사다. 윤석열의 탄핵은 저의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제게 쉽게 가지, 왜 이렇게 어렵게 가냐고 걱정한다. 보고도 못본척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왜 모르겠나"라며 최근 자신을 향한 논란을 언급했다. 이에 당원들은 "사퇴하라", "탈당하라" 등의 구호를 계속 외쳤지만 정 후보는 연설을 계속 이어 나갔다.
정 후보는 "선거 기간 중 전국을 돌며 느낀 문제는 너무나 심각했다. 그래서 문제를 끄집어냈다"며 "솔직히 두려웠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자기들끼리 권력 놀음으로 치명적 피해와 패배의 역사가 있었다. 분열과 패거리 정치 같은 과거는 다시 반복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권 탈환을 위해서는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한다. 눈치 보지 말고 할 말을 거침없이 하는 최고위원 한 명쯤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윤석열 탄핵에 동의한다면, 국민의힘과 가장 잘 싸울 전사가 필요하다면, 당내 혁신과 단결이 필요하다면 길 위의 투사 정봉주를 선택해달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높은 전투력과 강성 지지층 사이의 동정심 등으로 레이스 초반 1위를 달리던 정 후보는 김민석 후보에게 최근 선두 자리를 내주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 후보와 가까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정 후보가)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최고위원 개입에 상당히 열이 받아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어 정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라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일부 강성 당원들은 정 후보의 탈당과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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