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직무 정지 중이라 답변 불가...'오더 받았냐' 매우 모욕적"


방송장악 2차 청문회 개최...이진숙, 증인 자격으로 출석
과방위, 김태규 '증언거부'로 고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 증인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14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 출석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탄핵절차로) 직무 정지 중이기 때문에 답변이 불가하다"고 일관했다. 과방위는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오후 속개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탄핵으로 직무 정지 중인 이 방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증인 자격으로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 방통위원장은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법과 원칙,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임을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탄핵 중이므로 제 직무에 대해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오늘 여기 왜 나오셨냐"고 묻자 이 방통위원장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공산주의 정권의 독재 과정을 비판한 소설 <동물농장>을 인용해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더 평등하다'는 발언을 떠올리게 된다"고 비꼬았다.

이 방통위원장은 야당이 주도한 탄핵에 대해서도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탄핵의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방문진의 경우 이달 12일 이사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사 선임을 우리가 부여받은 임무 중 하나"하고 반박했다.

이어 '윗선의 오더(명령)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야당의 주장에 "면책특권을 갖고 계셔서 드릴 말씀은 없지만 어디서 오더를 받았다는 것은 증인이지만 굉장히 모욕적"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탄핵 심판이 끝나 업무에 복귀한다면 위원장 자격으로 위원회를 열어 답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방통위원장은 "지난 청문회를 봤는데 사무처장을 포함해 과장들까지 불러 본인이 답변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답변하라고 하더라"며 "비유하면 고문받듯이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오전 청문회에서 김 직무대행이 "노영방송의 정권장악"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이를 지적하며 "노조 혐오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을 향한 지극히 정파적인 망언"이라며 발언 취소를 요구하자 김 직무대행은 "'방송장악'이라는 표현이 한쪽만을 대변하는 표현이기에 균형감을 가지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과방위는 이날 김 직무대행이 방문진 이사 선임 당시 속기록 제출을 거부한 것 등을 두고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했다"며 국회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김 직무대행은 "증언을 거부한 적 없는데 거부한다고 고발을 의결해 놓고 계속 증언하라고 한다"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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