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뿌리 뽑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민석 후보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일사불란하게 밀정 정권과 밀정 정치 싸움에 당력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일부 후보를 밀어줬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전 대표가 표가 안 나오자 관심을 보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정당에서는 당대표 후보가 대놓고 팀플레이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모든 사안에 대한 판단은 당원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민석 후보는 "이미 민주당은 이 전 대표와의 거리나 친소관계, '친·비·반'을 앞에 붙이는 국면은 총선으로 넘어섰다"며 "이미 현재 국회의원 대부분은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이 전 대표가 연임하고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와서 이미 정리된 걸 인위적으로 거리와 친소관계를 구분해 구분하려는 건 사실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표와의 거리를 중심으로 분란을 나누는 건 과거 계보정치적, 친목적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병주 후보도 전날(12일) 페이스북에 "누가 앞에서 이재명을 팔면서 뒤에서 이재명을 팔아넘겼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누가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 '제왕적 당대표' 운운하며 보수 언론의 먹잇감으로 팔아넘겼냐"며 "누가 앞에서 당원주권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개딸 독재', '천 원짜리 당원'이라며 열성 당원들을 비웃음 거리로 전락시켰냐"고 했다.
그러면서 "앞과 뒤가 다른 자, 오로지 이재명 대표 공격에만 몰두하는 자, 이런 자들이야말로 진짜 '이재명 대표를 파는 자'"라며 "정치인은 국민과 당원과의 신뢰가 깨지는 순간 정치적 생명이 끝나고, 시대적 소명이 사라지는 순간 존재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고 했다.
이언주 후보도 "정 후보 기자회견으로 많은 당원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그렇게 되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전대에서 선출될 지도부는 이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이 되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에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강선우 후보는 "이재명의 '억강부약·대동세상·기본사회·먹사니즘' 등 저는 많이 팔았다"며 "더 팔겠다"고 꼬집었다. 한준호 후보도 페이스북에 정 후보의 기자회견을 겨냥해 "우리가 알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었다"며 "'이재명팔이' 누가 하고 있냐"고 꼬집었다. 전현희 후보도 페이스북에 "당내 내부총질 마타도어 하지 말고, 총구는 바깥으로 겨누어주길"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전날(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이재명팔이'들이 실세 놀이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구체적인 인사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기자회견을 보면서 머리 쳐들며 발끈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정 후보는 연임이 유력한 이 전 대표가 최고위원 경선에 개입한다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고 폭로했다. 정 후보는 경선 초반 누적 득표율 1위를 달렸으나 이 전 대표가 김 후보와 라이브 방송에 함께 출연하는 등 사실상 김 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2위로 내려앉았다. 5명의 최고위원 당선자 중 1위가 수석최고위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