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건의했다. 혁신당은 거대양당 위주의 국회 운영에서 의석 수 20석 미미만인 비교섭단체가 소외되는 것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왔다.
조 대표는 이날 우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혁신당은 원내 12석 정당이지만 국회 운영에 있어서는 '0석'인 상태"라며 "690만표를 받은 정당이 그에 합당한 지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를 운영하는 데 일체의 권한이 없고, 결정된 사안을 통지받을 때도 더불어민주당에 물어봐야 하는 사정인데 이는 기술적으로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우 의장에게 "제 3, 4, 5당의 발언권이 높아져야 실제 국회 운영이 원활히 될 수 있고 조정과 절충이 가능할 것"이라며 "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이니 의장께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혁신당은 지난달 30일 비교섭단체 권리 강화 내용을 담은 '정치개혁 4법'을 발의한 바 있다. 내용은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기존 20석에서 10석으로 변경 △ 교섭단체 위주의 국고보조금 제도 개편 △비교섭단체의 국회 정보위원회 참여 △ 교섭단체에만 지원되는 정책연구위원 제도 원내 모든 정당으로의 확대 네 가지다.
우 의장은 "교섭단체가 여러 개 있는 게 좋겠단 생각"이라며 화답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평화연대 네 개의 교섭단체가 있었을 때 중간의 당들이 약간의 절충점을 만들기도 하더라"면서다. 그는 "지금 (양당이) 서로 이렇게 세게 대립하고 있는 형국에는 그 필요가 더 부각되지 않겠느냐"며 "요건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데엔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국회법을 고쳐야 하는데 이는 역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있어야 하는 문제"라며 "두 교섭단체와 상의해 혁신당의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과 조 대표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개헌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측은 그간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필요성 등에 대해 주장해왔다.
우 의장은 "최근 관훈 토론회에서 개헌 얘기를 했었는데 (조 대표도) 7공화국 (비전을) 얘기하면서 (개헌) 방향을 같이 하는 것 같다"며 "특히 (혁신당이 제안한) 개헌에 담아야할 7가지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폭이 굉장히 넓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여야가 합의해 22대 국회가 1987년 헌법을 마무리하고 향후 우리나라 정치를 규율하는 규범을 만드는 역사적인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의장이 주도해 개헌특위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