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비공개로 만나 당무에 관한 책임은 당대표에게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할 수 없다는 대원칙을 강조하며 한 대표에게 당을 잘 이끌어달라는 의미로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당의 일은 대표가 책임지고 잘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대표에게 좋은 말씀을 주신 것으로 해석해달라"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회동 배경에 대해 "여러 곳에서 대통령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라고 한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전날 대통령실에서 1시간 30분간 만났다. 7·23 전당대회 다음 날인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한 이후 엿새 만의 회동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정치에서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사람, 저 사람을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당직 인선 등 당무에 관해서는 당대표의 권한이라는 취지로 한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친윤'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교체 여부를 두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박 실장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정 의장을 교체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대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9일 BBS 라디오에서 "정점식 의원 합리적이고 일 잘하니까 굳이 정점식 의원을 교체할 필요까지는 없다"며 "(당직을) 맡은 지 두 달밖에 안 됐다"고 언급했다.